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오전 검찰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오전 검찰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시간40분에 걸친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 했다. 어제(6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17시간 가까운 수사를 마친 뒤 오늘(7일) 새벽 2시40분쯤 집으로 돌아갔다.

우병우 전 수석은 피로한 모습으로 청사를 나서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를 받았고, 잘 말씀드렸다"고 짧게 답변한 뒤 귀가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이날 직권남용 등 10여개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구속기소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협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동원해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검찰과 특검은 당시 정부 책임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해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등 우 전 수석이 수사를 축소시키려 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이밖에도 가족 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과 탈세 혐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감찰 활동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팀, 지난 2월 박영수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사법처리가 되지 않고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수사는 검찰로 넘어왔다.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검찰은 그동안 약 50명을 소환해 우 전 수석 혐의 관련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가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검찰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을 노려보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됐던 우 전 수석은 전날 출석 과정에서는 비교적 위축된 모습이었다. 그는 "대통령님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하다"는 짧은 답변을 남긴 뒤 청사로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