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년 국내 이통사들이 4G 롱텀에볼루션(LTE)을 상용화한 지 5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기존 3G망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된 4G는 현재 최초 LTE보다 2배 빠른 ‘3밴드LTE-A’, ‘광대역LTE’ 등으로 진화했다.


3G에서 4G로 넘어온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통신업계는 차세대 이동통신 5G 개발에 한창이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디바이스의 다양화로 2020년에는 2010년보다 약 1000배 더 많은 트래픽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에게 5G 개발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5G가 뭐길래

5G의 공식 명칭은 ‘IMT-2020’이다. 5G는 ‘5th Generation Mobile Communications’의 약자로 ‘5세대 이동통신기술’이라는 의미다. 1세대 아날로그, 2세대 GSM/CDMA, 3세대 WCDMA를 거쳐 4세대 LTE까지 이어지는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은 네트워크 용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최근 10년간 증가한 네트워크 용량은 10배에 달한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끊김없이 통신이 가능하고 한강을 건널 때 ‘오프라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3G와 4G의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5G가 4G를 포함한 이전의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다른 점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다. 현재보다 약 70배 빠른 20Gbps 이상의 속도(초고속)와 지연현상이 거의 없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초저지연) 능력을 기반으로 모든 산업과 인프라를 연결(초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특징을 중심으로 5G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이전 세대와 다른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시기는 3년 후인 2020년쯤이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커넥티드카는 5G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대표적인 신기술이다. 커넥티드카는 차량과 차량을 연결해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교통신호시스템과도 연동돼 신호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행할 수 있다. 5G의 초저지연이라는 특징은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된다. ‘거의’ 실시간으로 작동해 고속주행상태에서도 급제동이 가능하다. 100분의1초 차이도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고속주행 상태에 적용할 수 없었던 4G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처럼 차량과 연결된 모든 사물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5G의 반응속도가 필수적이다. 커넥티드카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도 마찬가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이통사 잰걸음… “5G 잡아라!”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 5G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이통사들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기도 분당 사옥 주변에서 28GHz 초고주파 대역 기반의 5G 실외테스트를 완료하는 한편 커넥티드카 ‘T5’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SK인천구장에서 관객들에게 5G 성능의 일부를 공개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KT는 지난달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의 5G버스에서 드론택배와 3D VR 성화 등을 시연하는 행사를 가졌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사장은 “올림픽을 실감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5G가 꼭 필요하다”며 “평창에서 세계인이 놀랄 만한 서비스를 선보여 ICT 강국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두 기업 모두 5G 표준화 작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보유한 미국 최대통신사 버라이즌과 최근 협업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3일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회장의 방한 때 앞다퉈 협력관계를 과시하는 자료를 배포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5G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표준화에 자사의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선통신 1위 SK텔레콤과 유선통신 1위 KT가 5G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5G 후발주자 LG유플러스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차근차근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노키아와 ‘무선 백홀 기지국’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백홀’(Backhaul)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장애물을 만나면 전파를 우회시키는 5G의 핵심장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5G 선점경쟁이 점차 가속화된다”며 “다만 고객들이 5G 관련 단말기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펼치는 과도한 홍보경쟁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6G·7G, 사물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율컴퓨팅’

5G가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6G, 7G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통신업계는 10년 단위로 새로운 세대의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2G, 2000년대 3G, 2010년대 4G, 2020년대 5G를 거쳐 2030~40년대에는 6G, 7G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G와 7G는 아직 구체화되지 못하고 추상적인 수준에 머문 상태다. 6G는 ‘만물지능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대까지는 사람이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었다면 2030년대부터는 사물이 스스로 데이터를 생산한다. 예컨대 현재 스마트폰의 경우 인간이 명령과 질문을 하고 스마트폰이 결과물을 내놓는 방식이라면 6G시대에는 스마트폰이 스스로 인간에게 ‘제안’을 하게 된다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6G의 10년 후인 7G시대에 이르면 ‘만물초지성인터넷’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사회연구실은 “2040년 이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7G시대는 조 단위의 센서와 디바이스가 연결될 것”이라며 “사람이 존재하는 공간 자체가 네트워크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