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KB 가문, '든든한 자식' 될까
김수정 기자
3,245
공유하기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면서 지배기업소유주의 지분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염가매수차익도 상당할 전망이라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KB금융이 KB손보와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한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보다 시점이 빨라지면서 KB금융의 효율적인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긍정적 시각이 더해졌고 이는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
/사진=머니투데이 DB |
◆공개매수·주식교환, ‘완전자회사’ 추진
KB금융은 지난 14일 KB손보와 KB캐피탈의 잔여지분을 공개매수하고 이후 주식교환형태의 완전자회사 전환 방안을 공시했다. 공시 이후 다음 거래일인 지난 17일 KB금융의 주가는 전장 대비 4.46% 상승한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금융업종이 수혜를 입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번 완전자회사 소식까지 더해지며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점쳐진다.
KB손보와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KB금융이 보유한 KB손보와 KB캐피탈 지분율이 각각 39.81%, 52.02%에 그쳐 회사가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KB금융의 최우선 과제였던 KB증권의 완전자회사화를 지난해 말 완료했기에 이번 결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랐다고 분석한다.
공개매수가격은 KB손보와 KB캐피탈이 각각 지난 14일 종가 대비 17.9%, 7.8%의 할증률을 부여했다. 교환비율은 주식가치에 근거해 KB금융 1주당 0.57배와 0.52배 수준에서 결정됐다. 보유 자사주를 우선적으로 KB손보와 교환하고 잔여 자사주를 KB캐피탈과의 주식교환에 활용한다. 자사주 소멸 시 신주발행을 통해 교환한다.
이번 조치로 대주주인 KB금융은 우선 다음달 12일까지 KB손보 주주의 보유주식 전량을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한다. 또한 절차를 거쳐 오는 7월3일까지 KB손보의 주식 100%를 모두 KB금융이 가져와 완전자회사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완전자회사 추진을 우려했던 KB손보의 소액주주들도 프리미엄이 부여된 공개매수와 주식교환권, 주식매수청구권 등 세가지 대안 제공에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다. 이들 소액주주는 지난 3월 주총 이후 제기했던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허가신청 사건’에 대한 소를 지난 17일 취하했다.
◆KB금융, ROE 상승… 이익순증 기대
KB금융의 올해와 내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규모가 저조할 경우 자사주 이전과 신주발행에 따른 희석요인이 있으나 규모는 미미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손보에 대한 공개매수가 25%만 진행되더라도 2350억원의 잔여 자사주로 KB캐피탈 소수지분 48% 중 43%를 인수할 수 있다. KB캐피탈의 공개매수가 병행되거나 KB손보의 공개매수 비율이 30%에 근접하면 신주발행은 필요 없다.
전승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0% 공개매수를 가정하면 양사의 추가적인 이익기여분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2280억원 정도”라며 “공개매수 재원(1조6000억원)을 위한 KB금융의 조달비용은 3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여 약 2000억원의 이익순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대증권 실적이 100% 반영되는 첫해인 점도 기대를 모은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2조2200억원에서 2조3500억원으로 수정한다”며 “선두업체와 뜨거운 순이익 경쟁을 벌이는 하반기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에 상당 규모의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이 기대된다”며 “공정가치 평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염가매수차익은 1500억~1900억원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캐피탈은 이미 연결 대상이기 때문에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
◆증권업계, KB금융 목표주가 ‘상향’
KB금융의 완전자회사화 추진 공시에 다수의 증권사가 재무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아울러 KB손보의 주가가 단기간에 공개매수가격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며 3년 평균 ROE는 13.3%로 예상돼 KB금융 수익성 개선과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는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5만9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실적을 5.5% 상향조정한 것에 따라 목표주가를 수정했지만 앞으로 자사주를 감안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KB손보와 KB캐피탈 완전자회사 가능성에 따른 재무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9.1% 상향했다. 특히 비은행 이익기여 증대를 위한 구조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KB금융에 업종 톱픽(Top Pick) 의견을 제시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목표주가는 상향 여지가 있고 ROE 13%의 자회사를 완전자회사화하면 KB금융의 EPS(주당순이익)와 ROE가 제고될 전망”이라며 “공개매수와 지분교환에 따른 BPS(주당순자산가치) 영향을 점검 후에 목표주가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역시 효과가 모두 발현되는 2018년에는 기존 추정보다 EPS가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목표주가를 6만6800원으로 6% 상향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KB금융을 업종 톱픽으로 적극 추천하며 업종 내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배당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내년에는 EPS 상향효과로 DPS(주당배당금)가 100원 정도 늘어난 1800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