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내 집을 장만하기 위해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이 평균 5.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 값이 점차 상승하면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주택 소유 비율 차이가 벌어지는 등 주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늘(25일) 전국 2만가구 표본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일반가구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거실태조사는 국민의 주거환경, 주거이동, 가구특성과 관련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2년마다 실시해 오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자가가구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5.6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PIR이란 주택가격 중간 값을 가구 연소득 중간 값으로 나눈 수치다.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6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득별 PIR은 △저소득층(월 소득 200만원 이하) 9.8 △중소득층(200만~400만원) 5.6 △고소득층(400만원 초과) 5 등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PIR 격차는 10년 전 2.7에서 지난해 4.8로 벌어졌다.


PIR이 높아진 것은 1인 가구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주택정책연구센터장은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 당 평균 소득이 전체적으로 낮아졌다"며 "하지만 1~2인 가구 수요가 많은 중소형주택은 중대형주택보다 비싸 PIR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IR은 높아졌지만 실제 내 집 장만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6.7년으로 2010년(8.5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자가점유율(자기 소유 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56.8%로 집계됐다. 이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46.2%로 2014년보다 1.3%포인트 감소했고, 고소득층은 73.6%로 같은 기간 4.1%포인트 증가했다. 자가점유율 격차는 2012년(저소득층 50.4%, 고소득층 65.6%)보다 더 커졌다.

한편 국토부는 2년마다 한 번씩 진행했던 주거실태조사를 올해부터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조사표본도 기존 2만가구에서 6만가구로 확대해 심층 분석과 정책 시의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복지정책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