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사진 = 뉴스1 여주연 기자
2일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전도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사진 = 뉴스1 여주연 기자

삼성중공업이 지난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가 작업자간 신호가 맞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11시 사고현장 공개 전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김효섭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은 “주행하는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의 충돌로 발생한 이번사고는 신호수와 크레인 운전수간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세한 사고 원인은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사고 발생 후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경보를 발령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외부 전문기관에 진단을 의뢰하는 등 해서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에게는 “법적인 피해 보상과 함께 유가족의 입장에서 사고 수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골리앗 크레인 주행 범위 내에 타워크레인이 있어 골리앗 크레인이 주행할 땐 타워크레인이 들고 있던 붐대(지지대)를 밑으로 내려서 골리앗 크레인이 지나가도록 돼있는데 신호체계가 잘못돼 붐대를 내리지 않아 충돌한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보고 있다.


당시 골리앗 크레인에는 6명, 타워크레인에는 3명의 신호수가 있었다. 운전수는 골리앗 크레인에 2명, 타워크레인에 1명이 근무한다. 골리앗 크레인 근무자 1명은 주운전수이며, 나머지 1명은 보조운전수로 주운전수가 자리를 비울 때 운전을 대신한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이들 모두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소장은 "크레인 운전수와 신호수간 소통이 잘못됐다는 것 외에 안전규정 위반 여부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오전10시와 오후3시가 휴식시간인데 10분 전 작업자들이 미리 나와 화장실에 가거나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인명피해가 컸다”고 덧붙였다. 원래 작업장 안에는 휴식 공간을 두면 안 되지만 삼성중공업은 5~10층 높이에서 이동해야하는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간이 화장실과 흡연공간을 뒀다.

사내하청 직원들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생산직에서 협력사 직원 비중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생산직 기준 삼성중공업 직영 인력은 약 5000명 사내협력회사는 2만5000명 규모다. 전날 출근인원 1만3000명 중 1000명이 직영, 협력사가 1만2000여명이었다. 김 소장은 “이번에 사고가 난 공사의 경우 협력사가 담당하는 마지막 공정이 많다 보니, 협력사의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출장길에서 귀국중인 박대영 대표는 이날 거제로 돌아와 사고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이달 초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2017 해양플랜트 기자재박람회(OTC)에 참석하기 위해 연휴 휴가를 반납하고 출장길에 올랐으나 전날 사고소식을 접하고 곧장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이 대독한 사과문에서 박 사장은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인명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상심에 빠져 계신 유가족, 부상을 입으신 분들과 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동료와 가족들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지원을 다하고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이에 따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