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행사에 초대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합장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행사에 초대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합장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비롯 전국 사찰에서 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특히 오늘(3일)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장기해고노동자 등 사회약자들이 대거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불기2561년(2017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오전 10시에 시작된 조계사 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참석했다. 또 ‘차별없는 세상’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세월호 희생자 및 미수습자 가족과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장기해고노동자 등이 초대됐다.


또 대선을 앞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정세균 국회의장,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 등도 참석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봉축법어에서 "큰 지혜와 공덕을 누리고자 할진대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하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봉축사로 "모두가 본래 면목을 드러내니 누구 하나 주인공 아님이 없다. 세상의 풍요를 위해 땀 흘린 노동자의 옷깃에서,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기업가의 열린 미소에서, 자연과 더불어 뿌린 대로 거두는 농민의 손길에서, 상처받은 이웃을 얼싸안는 시민들의 아름다운 품에서 우리는 부처의 세상을 본다"고 말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기간제 교사 김초원씨 아버지 김성욱씨, 성소수자 대표 이승현씨, 이주노동조합위원장 우다야 라이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표 자캐오 신부, 장기해고노동자 콜드콜택 대표 임재춘씨, 김경봉씨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다른 종교 인사들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조계종 총무원에 보낸 축하메시지에서 "요즘 안팎에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부처님의 자비의 정신이다. 종교인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함으로써 세상에 더욱 큰 희망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이자 한국종교인 평화회의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주 목사는 법요식에 직접 참석해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