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희씨(42)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뒤에도 수차례 새 기록을 쓰자 고민이 생겼다. 코스피가 너무 올라 투자시기를 놓친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종목을 매수해야 하는지 선택이 쉽지 않아서다. 매도시기를 놓치면 손해가 커질 테고 반대로 매수시기를 놓치면 후회가 막심할 것 같아 신경 쓰인다.


지난 10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320선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은 ‘낙관론’과 ‘신중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코스피가 이미 고점에 도달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매도시기와 매수시기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니 지금의 장세를 마음껏 즐기라”고 분석해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 여전히 매력적… 앞으로 더 오른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상승장에 올라탄 대형주와 저평가된 종목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미 상승종목을 보유했다면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보다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것을 권했다. 아직 상승하지 않은 종목을 가졌다면 가치를 냉정하게 분석한 뒤 상승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 같은 분석은 국내 기업의 실적호조 영향이 크다. 실적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기업이 많아서다. 또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점과 글로벌경기가 개선된 점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코스피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따라서 올 1분기에 좋은 성적을 거둔 종목과 저평가된 종목을 주시해 투자전략을 세우면 기회는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양호한 실적으로 코스피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기업가치 대비 코스피가 저평가된 상태여서 상승세는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2300시대] 상승기, 어떤 종목 올라탈까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공행진… 후속편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236만1000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를 몇번이나 갈아치우며 세운 또 하나의 신기록이다.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주도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증권사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영향을 받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 10조원에 육박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디램(DRAM)업황이 견조하고 3D낸드(NAN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시장 확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하만 인수로 반도체분야 핵심부품의 선순환도 전망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각각 300만원, 280만원, 270만원을 제시했다.


세계 반도체업계 5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 SK하이닉스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이 55억달러(약 6조2000억원)로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매출 3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올 초부터 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가격 상승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올린 결과다.

또한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 인상폭 확대가 올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견조한 업황이 이어지며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2주간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제시한 21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6만7190원으로 지난 10일 종가 5만5000원 대비 20.84%의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 이미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지만 흔들림 없는 상승 기조 때문에 반도체 투자 추천종목으로 주목받는다.


[코스피 2300시대] 상승기, 어떤 종목 올라탈까

◆LG디스플레이·현대그린푸드, 제 몸값 받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시선을 끌었다. 대형·UHD 중심의 패널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기록한 성적이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할 수 있지만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패널가격 강세는 결국 높은 수익성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LG디스플레이가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견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LG디스플레이는 심각한 저평가 상태라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10일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만9900원이다. SK증권은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LCD TV 패널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며 “올레드(OLED) TV 고객사가 확장되면서 모멘텀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현대그린푸드도 투자를 생각해볼 만하다. 사실 현대그린푸드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현대중공업이 특근을 폐지하고 인력을 조정하면서 급식부문에 손실이 온 탓이다. 또 소비경기 침체로 설 선물세트 판매가 부진했고 지분율 100%인 현대H&S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실적부진을 거들었다. 하지만 올 2분기부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2분기에는 현대차 장기파업으로 기저효과가 큰 가운데 거래처 확대와 축육 유통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또 가든파이브 아웃렛 출점 효과와 현대H&S 신규수주가 반영되면서 주가상승 여력이 존재한다. 이 같은 근거로 증권업계는 현대그린푸드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42.4%, 33.1%의 저평가 요인이 존재한다고 해석했다. 박애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그린푸드의 목표주가를 2만3000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며 “분기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분기 -2.2%, 2분기 0.7%, 3분기 16.9%, 4분기 22.1%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지난 10일 주가는 종가 기준 1만6150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