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계엄령. /자료사진=필리핀 인콰이어러 캡처
필리핀 계엄령. /자료사진=필리핀 인콰이어러 캡처

필리핀에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IS를 추종하는 반군 단체 ‘마우테’가 민다나오 섬 말라위시를 점령하면서 지난 23일(현지시간)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마우테는 말라위 점거 후 정부군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 역시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뒤 헬기까지 동원해 맞서고 있다. 이 지역에 교전이 벌어지면서 시민 20만명은 피난길에 오른 상태다.


외신은 현지 관료 등을 인용해 현재 남은 마우테 세력이 30~4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민간인 주거 지역에 숨어 거리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완전 진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우테는 현재까지 교회·수용소·학교·병원을 점거해 수십명의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 현재까지 살해된 민간인만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이날까지 정부군 7명이 숨지고 3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반군 13명도 사살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계엄군은 민간인 주거 지역에 폭격을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말라위 군대변인은 "외과 수술식 정밀 폭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폭격에 따른 민간피해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등 강경 대응에 나선 데 대해 반대 여론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계엄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 추가 선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부 비사야 제도 일로일로·아클란·카피즈주에서는 26일 검은 상의를 맞춰 입고 행진하는 반계엄 시위가 계획돼 있다.


시민단체들은 과거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1972년 계엄령을 공포해 10여년 이상 유지하면서 독재 체제를 구축했던 역사를 언급하며, 계엄령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