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회사원 A씨(38)는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평소 타던 차가 말썽을 부려 장거리운전이 불안하기 때문. 그는 아내와 함께 기차여행을 계획하면서도 혹시나 여행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차를 빌리기로 했다. 처음엔 렌터카를 생각했지만 결국 지인의 조언에 따라 현지에서 필요한 만큼만 카셰어링을 활용하기로 정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카셰어링과 렌터카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차가 없어서 휴가철이나마 차를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고 A씨처럼 차가 있는 사람도 다양한 이유로 차를 빌리게 된다. 카셰어링과 렌터카.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서비스의 특징을 살펴봤다.


/사진제공=쏘카
/사진제공=쏘카

◆차이점 알면 만족 더해


카셰어링과 렌터카는 차를 빌려 탄다는 점은 같지만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장점이 있다. 도심에서 잠시 업무를 보거나 쇼핑할 때는 카셰어링, 주말 나들이나 휴가철 장거리 여행에는 렌터카가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무엇보다 카셰어링의 가장 큰 장점은 원할 때 필요한 만큼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24시간을 기준으로 운영하는 렌터카와 달리 30분이나 1시간 등 짧은 시간 대여가 가능하다.


카셰어링 이용 시 주의사항은 기본 대여료 외에 거리에 따른 ‘주행요금’이 따로 청구된다는 점이다. 주행거리가 늘어난 만큼 총 결제금액이 늘어나고 이 요금은 차종마다 조금씩 다르다. 유류비는 개인이 부담할 필요 없이 차 안에 비치된 주유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실제 차를 빌릴 때 비용 차이는 어떨까. 쏘카 표준가격 기준으로 카셰어링 차종 중 인기가 좋은 기아 레이를 3시간 빌려서 30㎞ 주행할 때 요금은 2만7900원. 10분당 1250원으로 대여료는 2만2500원, 주행요금은 ㎞당 180원으로 5400원이 부과된다.


같은 차종으로 AJ렌터카에서 렌트하면 24시간 기준으로 빌려야 하고 비회원 기준 이용료는 9만9000원이다. 여기에 보험료와 유류비는 별도. 만약 24시간 카셰어링을 이용하면 대여료 18만원에 주행거리에 따른 추가비용이 들지만 유류비는 없다. 쏘카는 24시간 초과 이용 시 55%부터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며 주중엔 추가 할인된다. 이 경우 렌터카와 차이가 좁혀지지만 3일 이상 이용하며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엔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AJ렌터카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정 시간 이상 이용하면서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렌터카가 훨씬 경제적”이라며 “만약 A씨처럼 지역 간 이동을 한 뒤 차를 잠깐 써야할 때는 카셰어링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렌터카는 빌릴 수 있는 차종이 다양해서 목적에 맞는 차를 고르기 쉽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용료 외에 이용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렌터카는 영업점을 방문해서 직원과 얼굴을 맞대고 서류를 작성한 뒤 함께 차 상태점검을 마친 다음에 인도받을 수 있다. 따라서 차를 빌리고 반납할 때는 반드시 영업시간 이내여야 한다.

반면 카셰어링은 대부분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다음 지정된 장소에서 차를 가져갈 수 있어서 언제든 차를 빌릴 수 있다. 키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으로 대신한다. 이런 이유로 다음 이용자가 약속장소에서 바로 차를 가져가는 경우가 있어서 차를 깨끗하게 쓰는 건 기본, 반납시간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결국 카셰어링은 이동거리를 줄이는 게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고 렌터카는 연료비를 줄여야 총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몇시간 이내 단거리 주행을 한다면 카셰어링을, 1박2일 이상 장거리주행을 한다면 렌터카를 고르는 게 낫다.

◆카셰어링이 뭐길래

카셰어링은 젊은 층을 제외하면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함으로써 주차난을 해소하는 등 사회적비용을 줄이는 게 목표다. 유럽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이미 서비스가 시작됐고 지금은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6년 전부터 서비스가 본격화됐고 최근 2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에는 2014년 대비 회원 수가 3배 이상 늘며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뛰었다.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이용하기가 쉬워 대학생들에게 택시 대용으로 인기다.

카셰어링업체 쏘카에 따르면 쏘카 차의 하루 평균 이동거리는 100㎞, 이용시간은 5.4시간이다. 주 이용층은 20대로 60%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 확산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와 택시의 장점을 합친 형태여서 차가 없는 대학생들에게 크게 인기”라며 “최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난 데다 공유경제 인식이 생겨 이용자들 스스로가 차를 아끼고 관리한 점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미성년자나 무면허운전자의 명의도용, 일부 이용자의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되는 분위기다. 렌터카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업체들은 저마다 여러 단계의 본인인증절차를 도입했고 비정기적으로 인증 캠페인을 벌인다. 아울러 세차 후 앱에 인증샷을 남기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건 물론 차에서 흡연하는 장면을 목격, 신고하면 해당 운전자는 이용자격을 제한받고 신고자가 포상받는 제도도 도입했다.

쏘카와 그린카 관계자는 “최근엔 고객들 스스로 차를 관리하고 다른 이용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생겨났다”면서 “업체도 주기적인 경정비와 세차를 실시하면서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카셰어링과 렌터카 차이점
▲카셰어링
*이용시간: 30분 또는 1시간 단위(24시간 이용가능)
*대여장소: 시내 다수 거점 예약소
*대여방식: 웹·스마트폰 앱으로 예약, 결제
*비용지불: 이용료(유류비, 보험료 통합지불)

▲렌터카
*이용시간: 일단위(영업시간 내 대여 가능)
*대여장소: 영업소 등 지역 거점
*대여방식: 계약서 작성(지정대여소 이용)
*비용지불: 임차료(보험료, 유류비 별도)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