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은행들 "보유주식을 어찌할꼬"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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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은행들이 장기 보유주식 매각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1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9 시행으로 지분 매각에 따른 평가손익이 대차대조표상 순이익으로 계상되지 않아서다.
올해 은행이 보유주식을 팔 경우 순이익 증가와 자본비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주가상승에 따른 배당금 이익을 놓칠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진다.
자본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도 은행을 압박한다. 국내 은행들은 바젤Ⅲ 도입으로 2019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을 13%(보통주자본비율 9.5%)까지 높여야 한다. 은행·지주회사인 KEB하나·신한·KB·우리·농협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14%(보통주자본비율 10.5%) 요구된다.
◆올해 매각해야 지분으로 인정, 실적 상승 이끌까
최근 IBK기업은행은 1998년 취득한 KT&G 지분 951만주(8700억원가량)를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5년 2월 기업은행은 이사회에서 KT&G 보유지분 전량 매각을 의결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해당지분과 관련된 처리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한 포스코(1.81%), SK(2.49%) 지분도 관심 대상이다. 두 기업의 지분 가치는 각각 1600억원, 2300억원으로 이들 모두 매각할 경우 65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이 발생한다.
KEB하나은행도 SK하이닉스 지분 0.7%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지분 매각가치는 1200억원이며 500억원 규모의 대한전선 지분까지 매각하면 1700억원의 매각이익이 생긴다.
아울러 신한은행 2800억원 규모의 비자카드, SK네트웍스, 포스코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분기 실적에서 일회성 이익 효과를 톡톡히 본 은행들은 이번 기업지분 매각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다. 수천억원의 일회성 이익은 은행의 연말 실적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경쟁 은행의 일회성 이익이 클 경우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1위 실적을 거둔 KB국민은행은 6635억원의 순이익 중에서 BCC매각이익이 1580억원에 달했다. 기업은행도 이마트 주식을 매각한 덕에 445억원이 생겨 순이익 4053억원을 거뒀다.
우리은행 역시 당기순이익 6375억원 중에서 화푸빌딩 매각이익 1611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764억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일회성 요인이 없었던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5346억원, 4780억원으로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KEB하나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충당금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8200억원에 달해 1분기 최대실적을 낼 수 있는 기획을 놓쳐 아쉬움을 불러 일으켰다.
은행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서 은행들의 일회성 이익이 효과를 냈던 것처럼 기업지분을 얼마나 매각하는지가 실적 반등을 좌우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은행들의 지분매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KEB하나· KB국민· 기업은행 연내 매각 가능성
은행들의 보유주식 매각의 관전 포인트는 경영진 임기여부다.
은행은 IFRS9 도입으로 회계상 당기순이익을 부풀릴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기 때문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영진들은 매각 이익을 순익에 반영하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행은 새정부의 정부출자기관 배당정책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임 정부는 정부출자기관의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까지 올릴 방침으로 해당 정책이 유지되면 기업은행의 배당성향도 늘어나게 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KT&G 지분을 매각하면 당기순이익이 늘어나 배당금이 늘어날 수 있다”며 “KT&G 지분 매각은 배당을 늘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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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