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SK하이닉스 어디까지 날까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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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바닥을 확인하고 무서운 기세로 주가를 회복한 기업이 있다. 코스피 양대산맥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는 현재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있지만 지난해 5월 10위였던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순위가 2위까지 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SK하이닉스 투자를 망설이는 투자자가 많다. SK하이닉스 주가가 더 오를지, 지금이 고점일지 고민이어서다. 이에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증권업계,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상향’
SK하이닉스의 올 2~3분기 실적이 반도체 호황으로 시장예상치를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오자 증권업계에서는 실적추정치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는 분위기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지난해 5월 이후 꺾임 없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13일부터 연일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써내려가는 기염을 토했다.
KB증권은 반도체업황이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 SK하이닉스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6만6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6조8000억원과 3조원으로 각각 직전 분기 대비 8%,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대종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펀더멘털 여건이 약화되지 않았고 업황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 중”이라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시장여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기업의 D램(RAM) 수요가 전체 D램 값을 방어할 것으로 분석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7만1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또한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상황이 빠듯해 3분기에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현시점이 SK하이닉스에 투자하기 늦지 않은 시점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14%였던 SK하이닉스의 배당성향이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돼 RIM(잔여이익모델)을 기준으로 주당 가치 10만원을 유지한다”며 “지난 2월부터 D램 산업의 고점논란이 있었으나 FANG기업은 재고를 중시해 PC와 스마트폰 등 기존 수요처보다 D램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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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K하이닉스 |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17~2018년 EPS(주당순이익)를 상향하고 목표주가 역시 8만3000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17~2018년 누적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가 37조원으로 예상돼 누적 CAPEX(설비투자비)도 지난해보다 크게 상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높은 가용 현금은 연말에 있을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주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23% 높여서 재설정했다. 또한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과거와 다른 D램 실적의 안정성과 낸드(NAND) 실적 성장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상태로 해석된다며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견조한 서버 수요로 하반기에도 D램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D램 가격과 낸드 실적이 각각 2%,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10% 상승한 3조3018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270.5% 상승한 12조1410억원으로 추정돼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올 3분기 이후에도 SK하이닉스가 고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업체들의 CAPEX 전략 변화로 D램이 과거보다 크고 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SK하이닉스의 추가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탠다. 또한 증시전문가들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으로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시장에서 2위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TMC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주가 ‘긍정’
최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주식회사(TMC) 인수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 6월21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인수금액은 2조1000억엔(약 2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인수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도시바 반도체 매각에 따른 낸드 반사 수혜 등으로 반도체 대형주 중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인수금액 2조1000억엔 중 3000억원엔(약 3조원)을 투입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경영권을 행사하기엔 어려워 보이지만 여러 사업 제휴를 추진할 기회는 있을 전망이다. 특히 잠재적인 경쟁자들의 진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크고 SK하이닉스의 약점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서 기술 협력의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TMC가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경우 이번 인수에 참여한 FI(재무적투자자)들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의 잠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업황의 이례적인 호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장기적 관점에서 약점인 낸드와 SSD의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상당히 괜찮은 전략적 포석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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