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톡] LG디스플레이, 체질 바꾸니 '훨훨'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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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주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DB |
◆OLED 투자 기대감에 주가 ‘UP’
올 들어 거북이걸음을 하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급등한 건 지난달 30일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전 거래일보다 6.13% 상승한 3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를 끌어올린 호재는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신공장 P10에 약 4조원을 투입해 6세대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소식이다.
회사 측은 당초 P10에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설비를 갖추려고 했지만 매년 시장에서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의 공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시장 규모는 올해 82억9328만달러(약 9조3000억원)에서 내년 142억798만달러(약 15조9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의 90%가량이 LCD 패널에서 나온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1조클럽’에 가입한 원동력도 LCD 패널의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조268억77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498.3%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7조621억6200만원, 6794억9700만원으로 17.3%, 57144.9% 증가했다.
하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발표 이후 주가는 5%대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2분기부터는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며 실적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에는 BOE, CSOT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8세대 라인에서 대형 LCD 패널의 생산을 늘리고 11세대급 초대형 LCD 패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우려를 뒤집은 것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계획인 셈이다. 디스플레이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미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부터 글로벌 스마트폰업체와 자동차업체에 플렉서블 OLED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특히 우수한 내구성을 요구하는 자동차용 OLED 공급은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플렉서블 OLED 공급과 함께 OLED TV 공급량도 지난해보다 80%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OLED부문 매출액은 올해보다 145.4% 늘어난 6조1940억원에 이르고 2019년에는 매출액 10조1000억원에 영업이익은 1조503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최근 5개월간 플렉서블 OLED 사업에 대한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았으나 해당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플렉시블 OLED 투자 계획 발표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8거래일간 계속 강세를 보여 26% 이상 급등했다.
◆주가 조정 ‘NO’… 안정적 실적 전망
LG디스플레이의 급등을 견인한 투자주체는 기관이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LG디스플레이의 주식을 2020억원가량 사들였다. 외국인 또한 242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꾸준히 LG디스플레이를 매집하던 기관과 외국인이 방향을 급선회한 것은 지난 12일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락으로 코스피지수가 1%이상 하락하면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9억원, 228억원의 LG디스플레이의 주식을 팔았다. 이날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전일 대비 1800원(4.9%) 떨어진 3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관계자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LG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반영된 상황”이라며 “2분기부터 실적이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바로 다음날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대형 디스플레이시장에서 30분기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에 7% 넘게 급등했다. 전날 잠시 떠났던 기관과 외국인도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LG디스플레이의 기초체력에 대한 부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을 보면 영업이익은 89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6조854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도 대형 TV 중심의 안정적인 패널가격 상승세 속에 대형 TV 수요 증가와 IPS 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가 이어질 것”이라며 “여전히 사상 최대 실적에 육박하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 외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분기 평균 1160원에 비해 1120원으로 절상됐고 감가상각비 상승 요인 등을 반영해 2분기 실적을 기존 전망치보다는 소폭 하향한다”면서도 “다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렉서블 OLED시장으로의 본격 진입 가능성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5.8% 상향한 4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플렉서블 OLED패널사업이 후발주자인 것에 대한 우려도 LG디스플레이가 적절한 리스크관리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직접적인 설비투자 부담이 커질 경우 수익성 악화로 대형 OLED사업 투자를 적기에 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과도한 설비투자 부담을 피하고 후발주자 중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로서 입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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