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당신 자녀가 장애인이라면
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이규범 서울재활병원 부원장(소아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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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와 성인의 연결고리인 청소년기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시기다. 급격한 신체 성장으로 2차적 근골격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환경·신경학적으로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장애를 겪는 청소년의 경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재활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녀의 재활치료를 염두에 둔 보호자는 청소년기를 겪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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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 취약한 장애청소년 의료시스템
2015년 교육부의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청소년 시설은 특수학교 167곳, 특수학급 7397곳, 통합학급 6972곳, 특수교육지원센터 196곳으로 특수교육 현장에 재학하는 학생수가 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장애인복지관이나 가정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장애청소년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장애청소년을 위한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의료부문이 취약하다. 의료기술 면에서는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지만 장애청소년이라는 특수상황에 맞는 재활치료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장애청소년을 위한 치료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장애청소년 재활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다. 급격한 생리적 변화로 근골격계 변형 가능성이 매우 높은 청소년기에는 정기적인 재활의학과 진료와 검사가 꼭 필요하다.
장애청소년의 환경적·신체적 특성에 맞는 평가를 기본으로 청소년기의 근골격계 변형 위험성을 줄이고 성인기에 나타날 수 있는 통증, 기능 감소, 기타 합병증 등을 예방하는 운동 및 치료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중추신경계 재활치료·근골격계 질환치료·기능적 전기자극 치료 등 청소년 물리치료와 청소년 평가 프로그램·일상생활동작치료·전산화 인지치료·연하치료·사회적응치료·그룹치료·여가활동·직업 재활 준비 등의 청소년 작업치료를 함께 받는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 병원·학교·가정 연계해야
소아·청소년·성인을 구분하는 기본적인 기준은 연령이다. 그중 만 10세 이상 23세 이하가 청소년인데 재활치료를 진행할 때는 몇가지 예외가 생긴다. 의료기관에 따라 뇌성마비를 가진 젊은 성인의 경우 장애의 연속된 특성을 고려해 청소년치료실이 담당하기도 하고 외상성뇌손상 같은 중도장애를 겪는 경우에는 23세 이하더라도 성인치료실에서 재활치료를 받도록 한다.
장애청소년의 재활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가정, 학교, 병원 등의 모든 환경을 고려한 통합치료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경우 학령기인 청소년기의 특성에 맞춰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능 및 수행요소를 분석하고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서 재활치료를 시작한다.
이후 학교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치료를 지원하고 특수학교에는 치료사를 파견하며 특수교사와도 연계해 치료를 중재한다. 장애청소년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에도 치료사를 보내 일상생활을 관찰·평가한다.
그 결과에 따라 보호자 교육과 홈 프로그램, 가정환경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이때 부모가 장애청소년기의 정서적 안정, 타인과의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 향상, 독립적인 일상생활동작 능력 향상 등에 초점을 두고 자녀에게 섬세한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활동은 장애청소년이 원만한 가족관계와 또래관계를 맺고 독립된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기초가 된다.
장애청소년의 재활치료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각 영역을 구분했지만 실제 치료를 진행할 때는 장애청소년을 중심으로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심리행동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한다. 그렇게 하면 재활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낭비를 예방하고 보다 다양한 치료방법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장애아동 가정이 영유아기부터 아동기까지 재활치료에 집중하다 청소년기가 되면 경제적 문제, 가족의 부담, 전문재활의료기관 부족 등으로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청소년기에는 맞춤형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 내 재활치료를 넘어 병원·학교·가정이 연계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5호(2017년 7월5일~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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