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2400선을 돌파했다. 이는 코스피를 처음 산출하기 시작한 1983년 1월4일 이래 34년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 5월10일 처음으로 장중 2300선을 돌파한 후 연일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오다 50일 만에 2400선마저 뚫었다.


코스피의 상승 원동력은 외국인투자자다. 또 최근엔 개인투자자까지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견인에 공을 세웠다. 외국인투자자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등 IT(정보통신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여기에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주도 강세를 보였다. IT업계 호황이 장기 지속된 데다 올 2~3분기 증권사 등 금융주의 실적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9일 KEB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9일 KEB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BUY 코리아’… 머지않은 코스피 3000시대

코스피는 지난해 11월을 저점으로 매월 오름세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상승장을 기록했다. 한때 일각에서는 코스피의 상승세를 두고 뉴욕증시 랠리에 따른 과열 양상이라고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돌이켜보면 ▲3저시대(저유가·저달러·저금리)인 1986년 2∼7월 ▲미국 9·11테러 직후 증시가 안정기를 찾던 2001년 10월∼2002년 3월 ▲펀드열풍에 증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던 2007년 2∼7월에만 6개월 연속 코스피가 상승하는 희귀장이 나타났다. 이때 코스피의 평균상승률이 40%대였다면 이번에는 평균 20%대다. 상승률이 30~40%라면 과열로 볼 수 있지만 강세장인 것을 감안했을 때 20%는 과열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코스피 상승장은 단기급락한 코스피에 베팅이 몰렸던 2001년, 2007년과는 다르다”며 “과거에 비해 코스피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조정 없이 오른 기간이 상당히 긴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주가가 조정을 받으려면 매수 주체의 판단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매수 주체인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여서 코스피가 내년 5~6월 2750~2800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증권사들도 최근 한두달 사이 코스피 전망치를 모두 상향조정했다. 6월29일 기준 국내 7개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 평균은 대략 2540이다. 연초 대비 13% 높였다.


이날 기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코스피 예상밴드를 2600까지 올렸고 ▲메리츠종금증권 2550 ▲신한금융투자 2500 ▲삼성증권 2460 ▲미래에셋대우 2450 등을 제시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수출주와 가치주, 특히 IT·금융(은행·증권)주 중심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홍 팀장은 “올 3분기까지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은 2560을 유지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2200과 2300을 돌파할 때보다 저항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머니S톡] 2400 찍은 코스피, 어디 올라탈까

◆IT·금융주 추천, 하반기 ‘호실적’ 예상

지난해부터 국내 IT주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8일 급락 이후 만회하지 못한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 움직임과 대비된다. 국내 IT업체들이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 순매수 흐름도 원활한 모습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IT업종이 반도체 수급과 더불어 하반기 주요 스마트폰 발매로 인한 수혜 등의 호재가 예상된다며 IT업종을 중심으로 추천종목을 선정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 힘입어 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유안타증권 등은 삼성전자를,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SK증권 등은 SK하이닉스를 추천종목으로 선정하는 등 IT종목 추천이 두드러졌다.

또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진 코스피의 상승 흐름이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 이에 편승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월 이후 시장은 국내외 경제상황이나 정책에 대한 기대감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업종에 의해 견인됐다”며 “이 두 종목은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내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현대차와 시가총액 2위 쟁탈전을 벌였지만 현재 확고한 2위로 자리잡았다. 글로벌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높아졌고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이들을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현재 국내증시가 강세인 이유는 이익 모멘텀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사상 최대실적이 점쳐지는 두 종목은 증권업계에서 추천하는 단골 손님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8일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에 국내 IT주도 일시적으로 주가가 빠졌지만 이후 IT주는 오히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한계단 올라섰다. 박춘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IT업종의 이익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외국인투자자에게 코스피시장이 재조명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IT주에 이어 금융주도 추천했다. 은행주는 KB금융과 우리은행, 증권주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을 꼽았다. 국내증시 호황과 IB(기업금융)업무 강화에 따른 증권사들의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추천종목에 증권주들이 꾸준히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지 센터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기 유리한 환경이 됐다”며 “예금금리는 낮은 현 수준을 유지하고 대출금리를 올리면 NIM(순이자마진)이 계속 높아져 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은행들의 NIM이 좋아지고 연체율이 낮기 때문에 자산이 증가하는 등 하반기 밸류에이션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며 “증권사들 역시 이례적인 증시 호황에 실적 개선이 예상돼 추천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5호(2017년 7월5일~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