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증세.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자증세.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영세 사업자를 보호하는 방향의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부자 증세'는 공식화하되 영세 사업자, 서민에게 납세자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 ▲월세 세액공제율 확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기업·소상공인 부담 경감 위해 근로소득증대세제 확대 ▲폐업한 자영업자가 새업을 재개하는 경우 소액 체납 한시적 면제 등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제출한다.


이날 국정기획위는 대기업·고소득자 등을 대상으로 한 부자 증세 방침을 확고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인세율 인상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문제들은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중장기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는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추진 가능한 세제 개편부터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우선 현행 10%인 월세 세액공제율을 인상해 월세 세입자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75만원 한도로 월 세액의 10%를 공제하고 있다. 이를 급여 한도는 유지하되 공제율 인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 경감을 위해 임금 증가분의 일정율을 공제하는 근로소득증대세제도 확대한다. 지금은 기업이 평균임금 상승률보다 임금을 증가시킨 경우 초과 증가분의 10%(대기업 5%)를 세액공제한다. 앞으로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공제 대상 근로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공제율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폐업한 자영업자가 사업을 재개하거나 취업하는 경우에는 소액 체납에 대해 한시적 면제를 추진한다. 현재는 사업실패로 발생한 체납액 탕감 제도가 없어 소액의 체납액으로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거나 압류가 진행된다. 최근 김영란법 등으로 음식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영세 음식업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공제율을 인상한다.

납세자 보호를 위해 국세청 내 납세자보호조직의 독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지방청 납세자보호담당관 및 일선세무서 납세자보호실장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본청 내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해 납세자의 재심 청구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계획이다. 납세자보호위원회 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추천하는 위부 위원으로 구성된다.

납세자의 조세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성실 중소 납세자에 대해서는 간편 조사를 확대하고 사전 통지 기간도 연장하는 안을 추진한다. 세무조사 이외의 현장 확인과 사후 검증은 남용되지 않도록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