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중 뇌파 조절로 '장기 기억력' 강화… 학습기억 증진 가능성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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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뇌파 조절. /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7일 수면 중 발생하는 3가지 종류의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동조 상태를 이루면 장기 기억이 증진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장기 기억은 감각 기관을 통해 20~30초 동안 형성되는 단기 기억과 달리, 학습 등으로 강화되면서 수십년 전의 경험도 잊지 않는 기억을 일컫는다.
장기 기억은 수면 상태에서 대뇌피질(서파), 해마(SWR파), 간뇌의 시상 부위(수면방추파)에서 발생하는 뇌파가 기억력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뇌파와 기억력 강화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3가지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동조하면 장기 기억력이 증진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진은 실험쥐에게 30초간 특정 소리를 들려주다가 마지막 2초간 전기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전기 충격에 대한 공포 기억을 심어주고, 수면 중 3가지 뇌파 발생을 각기 달리 유도했다.
한 무리에게는 서파 발생 시기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하고, 다른 무리에는 서파 발생 시기와 상관없이 다른 시점에 수면방추파를, 또 다른 무리에는 수면방추파를 유도하지 않았다.
24시간이 경과하고 세 무리의 실험쥐를 다시 전날과 똑같은 공간에서 소리가 없는 상황과 다른 공간에서 소리가 들리는 상황에 노출시키고 공포를 느낄 때 나타나는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똑같은 공간에서 소리가 없는 상황에 놓인 세 종류의 실험쥐 가운데, 서파 발생 시기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한 실험쥐가 공포를 느끼는 시간이 길었다. 반면 다른 공간에서 소리가 들리는 상황에 놓인 세 종류의 실험쥐 무리에서는 공포 기억을 떠올리는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
똑같은 공간에서 소리가 없는 상황에 공포를 느낀다면 해당 공간과 전기 충격의 연관성을 기억한다고 볼 수 있어 장기 기억에 해당하는 만큼 서파와 수면방추파의 동시 발생이 장기 기억 증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아울러 또 세 종류 뇌파의 양상을 분석한 결과 서파가 나타나는 시기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하면 해마의 SWR파가 동원돼 결국 이 3가지 뇌파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도 밝혔냈다.
신희섭 IBS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 기억력 강화에 수면방추파가 중요하고 장기 기억력이 강화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확인됐다"며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뇌파를 조정할 수 있다면 학습 기억 증진을 도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 7월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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