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가지런히 세워진 알록달록한 컬러의 코나를 바라보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유럽브랜드의 현지 시승행사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다양한 컬러의 시승차가 등장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현대자동차의 행사가 아니던가. 다른 참가자들도 놀라는 눈치다.


행사가 열린 장소도 평범하지 않았다. 여의도 IFC몰 안에 있는 CGV 영화관에서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신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무대에 오른 임원들은 편안한 로퍼를 신고 밑단을 살짝 말아올린 청바지에 컬러셔츠를 매칭, 그동안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한 노력이 느껴졌다. 물론 직원 대부분은 정장차림이었지만 부서에 따라 일부는 캐주얼 차림이었다.


현대자동차 코나 주행사진.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코나 주행사진.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소형SUV시장을 공략할 코나는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쟁쟁한 경쟁자가 이미 수년간 굳건한 자리를 지켜온 만큼 어설픈 도전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는 경쟁자들의 단점을 철저히 분석,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려 집중했고 ‘차원을 높였다’는 표현을 쓰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지난 11일 열린 이 행사에서는 최상위트림인 ‘프리미엄’이 마련돼 여의도 IFC몰을 출발해 자유로를 지나 카페 소솜까지 편도 54㎞구간을 운전할 수 있었다.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를 모두 체험하며 코나의 특징을 살폈다.

◆터보엔진 성능 ‘짜릿’

코나는 배기량 1591cc의 T-GDi(터보가솔린직접분사방식)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ps, @5500rpm), 최대토크 27.0㎏·m(@1500~4500rpm)의 힘을 낸다.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가 맞물려 빠른 변속과 높은 효율을 함께 챙긴다. 시승차는 235/45R18규격의 한국타이어 ‘벤투스 S1노블2’가 끼워졌고 18인치휠 기준 4WD(사륜구동)모델의 복합연비는 ℓ당 11㎞다. 연료탱크용량은 50ℓ.


출발 시 느낌은 매우 가뿐했다. 운전대도 가볍고 가속페달 반응도 생각보다 민감했다. 지하주차장에서 지상 출구로 향하는 오르막길에서는 디젤차처럼 힘이 충분히 느껴진다.

강변북로에서 막히는 구간을 지나자마자 가속페달에 힘을 실었다. 가솔린차 특유의 높은 엔진회전수가 박진감을 더하며 부드럽고 빠르게 가속된다. 물론 터보의 힘을 빌린다 해도 1.6ℓ급 엔진을 탑재한 차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탑승자를 압도할 만큼의 힘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 코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코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시속 120㎞ 이하에서 주행할 때는 꽤 만족스러웠다. 앞좌석 앞부분(엔진룸쪽)에서 넘어오는 소음은 대부분 차단돼 고속주행 상황에서 동승자와 대화를 하더라도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 고급세단용 타이어를 끼운 만큼 노면소음도 꽤 억제됐다. 하지만 뒤쪽 트렁크 너머로 들리는 소음은 뒷좌석에서의 피로를 키울 수 있겠다.

고속주행 상황에서는 운전대와 하체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아쉬웠다. 물론 예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발전한 수준이어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유럽차 오너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엔 살짝 모자라다.


코나는 가솔린 모델에만 4WD를 추가할 수 있다. 디젤엔진을 고르려면 195만원을 내야 하고 4WD시스템을 추가하려면 180만원이 더 필요하니 디젤 4WD라면 375만원의 가격인상요인이 있는 셈이다. 결국 가솔린에서만 4WD를 고르도록 한 건 시장진입 초기인 코나 입장에서 최고가격을 더 올리지 않으면서 앞으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히든카드인 셈이다.

코너링도 수준급이었다. SUV지만 좌우 흔들림(롤링)을 최대한 억제해서 다루기가 쉽다. 평소엔 앞바퀴에만 힘을 주고 달리다가 필요에 따라 뒷바퀴에 50%의 힘을 나눠주는 방식의 4WD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코너링 성능을 높인 비결이다. '4x4 lock' 기능도 장착돼 일정부분 험로주행도 가능하다.


주행 중 인상깊었던 건 첨단 안전장비. 차로변경 도중 진입하려는 차로에서 앞서 달리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있었는데 “띠띠띠” 경고음과 함께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현대 스마트 센스’를 체험한 순간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내부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코나 내부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감각적인 디자인에 ‘흐뭇’

코나는 낮고 넓은 자세를 바탕으로 아이스하키 선수의 탄탄한 보호장비를 연상시키는 범퍼 가니쉬 ‘아머’(Armor)를 장착했다. 아울러 LED포지셔닝램프와 헤드램프를 따로 설치함으로써 강인한 눈매를 연출, 기존 소형SUV에서 볼 수 없던 첫인상을 느낄 수 있다.

실내공간은 단정하다. 수납공간은 잘 정돈됐으며 버튼과 다이얼은 조작하기가 쉽고 감촉도 신경 썼다. 문을 여닫을 때의 느낌도 꽤 좋다.


운전석에 앉으면 컴바이너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눈에 띈다. 앞유리에 정보를 비추려면 특수유리가 필요하지만 별도의 반사창을 둔 HUD를 쓰면 일반유리로 충분해 사고 시 비용을 줄일 수 있다.HUD에 집중한 탓인지 계기반 디자인은 평범하다.

판매가 고꾸라지는 상황에서도 SUV판매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건 소형SUV의 약진 덕분이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소형SUV시장을 현대차가 그냥 두고 볼 리 만무하다. 코나는 현대차의 고민이 충분히 느껴지는 차다. 경쟁차종을 철저히 분석하고 모든 면에서 이를 뛰어넘으려 노력했다. 시장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코나가 던진 돌이 앞으로 국내외 소형SUV시장에 어떤 파문을 만들지 자못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7호(2017년 7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