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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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다음달 1일 연산체계 변경으로 비트코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또 최근 각종 해킹과 범죄에 노출되면서 가상화폐의 신뢰성이 떨어진 점도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정부는 가상화폐시장 건전화를 위한 규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 비트코인은 어떤 길을 걸을까.

◆‘롤러코스터’ 가상화폐 가격… 정부규제로 안정될까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1비트코인의 가격은 271만원이다. 3일전 204만2000원까지 급락했던 가격이 다시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역시 26만3000원으로 3일전 폭락 후 10만원가량 반등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은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1월1일 기준 121만6000원이던 비트코인은 지난 5월25일 468만1000원까지 무려 284%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가격은 이틀만인 5월27일 280만9000원으로 폭락했다. 이더리움도 연초 1만원대에서 움직이다가 비슷한 시기에 45만원선까지 치솟았고 현재 26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프로그램을 활용해 인터넷 상의 수학문제를 풀어야 획득할 수 있는 가상화폐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통화에 대한 불신이 있는 사람들, 전자결제시스템의 발전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주로 투자한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화폐라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가상화폐 급락의 원인은 그동안의 폭등에 따른 버블 붕괴로 풀이된다. 버블 붕괴의 기폭제는 가상화폐거래소의 해킹사건이었다. 해킹사건이 끊이질 않으면서 가상화폐의 안전성 논란은 계속 제기됐다.

2014년 일본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해킹과 내부 관리자의 횡령·배임으로 인해 당시 약 85만비트코인(당시시세 기준 약 5300억원)이 증발하는 사건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해킹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빗썸은 직원의 PC가 외부 침해를 당해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이용자는 3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피해자는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비트코인의 양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비트코인은 거래처리 용량(블록 사이즈)을 두고 개발자와 채굴자 각 집단이 내놓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격돌할 예정이다. 현재 채굴자 집단이 먼저 공개한 새 플랫폼 ‘세그윗2X’가 대형 채굴업체의 지지를 얻고 있다.


다만 가상화폐 중개상 바이너리 금융의 해리 예(Harry Yeh) 매니징 파트너는 “세그윗2X는 개발자 집단이 반대하는 상황이라 비트코인은 언제든 바로 강한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분명 격동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부에서도 인지하고 가상화폐의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1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통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입법공청회’를 열고 거래소 인가제를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가상화폐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만 무분별한 투기행위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또한 우려 된다”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이용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할 지 고민해야 할 단계”라며 “가상화폐 거래 과열이 주는 문제점이 분명 나타나고 있고 소비자 피해와 범죄 악용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트코인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규제 도입으로 시장이 한단계 성숙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 관계자는 “가상화폐시장이 건전한 방향으로 제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장이 성숙하면 가상통화의 가치 변동성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