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정책. 사진은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수석고문. /사진=뉴시스(AP 제공)
트럼프 이민정책. 사진은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수석고문. /사진=뉴시스(AP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 이민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고문이 기자들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밀러 고문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새 이민 정책을 설명했다.

이는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과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조지아)이 제안한 것으로 '기술·성과주의 이민제도'다. 연간 110만건에 달하는 영주권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기술을 보유하거나 높은 수준의 학력과 영어 구사 능력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영어 잘하는 근로자를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밀러 고문이 이 같은 새 이민 정책을 발표하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밀러 고문은 강경한 태도로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짐 아코스타 CNN 기자는 자유의 여신상에 쓰여진 글귀인 '가난에 찌들어 지친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를 언급하며 "영어를 잘해야 한다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돼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영어를 못하면 이곳에 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밀러 고문은 "영어 능력은 미국 이민 심사 과정의 하나이며, 자유의 여신상의 글귀도 원래 없었다.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코스타 기자가 "이번 이민 정책은 영어를 하는 영국인과 호주인만 받아들이겠다는 의미가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밀러 고문은 "영어를 하는 전 세계인들에 대한 편견"이라고 응수했다.


밀러 고문은 글렌 트러시 뉴욕타임스(NYT) 기자의 비판에 "뉴욕타임스는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글렌 기자는 "미숙련 이민자의 유입과 미국의 일자리엔 상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밀러 고문은 기자들과 설전을 반복하다 NYT 기자에게는 "이제 미국 노동자를 위해 보상이 필요한 때"라고 했고, CNN 기자에게는 "과열된 것 같아 사과한다. 그렇지만 당신의 추론은 매우 거칠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