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자료사진=머니S DB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자료사진=머니S DB

지난해 11월 아시아펀드를 인수한 디에이치(DH)투자가 해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총액 100억원 미만으로 공시의무가 없는 DH투자의 해산에 따라 이 회사가 가지고 있던 금호홀딩스 주식 4만6000주의 행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9일 DH투자의 등기사항을 확인한 결과 이 법인은 지난달 20일 해산했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DH투자는 같은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시아펀드를 인수한 회사다.


박 회장은 2015년 10월 자본금 1억원을 들여 아시아펀드를 설립하고 투자를 유치해 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에 370억원을 투입했다. 아시아펀드는 금호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터미널을 인수하며 세운 지주회사 금호홀딩스의 주주역할을 했다.

아시아펀드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작해 금호홀딩스를 만들 당시 40만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DH투자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이중 35만4000주를 박삼구 회장 일가를 비롯한 개인 및 법인에 넘겼다. DH투자는 이 과정에서 별도의 주식감정 없이 처분단가를 발행가와 동일한 10만원으로 계산했다. 비상장사 주식의 거래에 대해선 가치평가가 진행돼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제외됐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증여세 회피 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재계에선 DH투자에 박 회장의 측근이 사내이사로 등재된 점 등을 미뤄 차명법인이라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DH투자는 박 회장의 고등학교 1년 후배인 유동호씨가 만든 법인이다. 청산인에도 유씨의 이름이 올랐다. 유씨는 신우출판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데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지 관련사업을 담당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DH투자가 가지고 있던 4만6000주의 주식이 비자금 등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일부 대기업 총수가 비상장 차명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법인 청산을 기점으로 DH투자가 보유했던 주식이 누구에게 귀속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