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매각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금호타이어 매각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하면서 ‘컨소시엄 허용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부각될 전망이다.

◆ 실적에 발목잡힌 매각, 기회 잡은 박삼구 회장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실적하락 등을 이유로 매각주체인 주주협의회(채권단)에 10% 안팎의 가격인하를 요구했다. 산은은 다음주 중 주주협의회를 열고 이에 대한 대응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더블스타가 가격인하를 요구한 근거는 실적하락이다. 더블스타는 앞서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매각 선결요건으로 실적유지를 명시했다. 매각 완료시까지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15%이상 떨어지면 아무런 조건없이 매각을 무효화할 수 있는 것. 최근 발표된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적자전환하며 더블스타는 언제든 주식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다.

[머니포커S] 원점으로 돌아간 금호타이어 매각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는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여전한 박삼구 회장에게는 호재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건, SPA를 원천무효화하건 박 회장에게는 다시 한번 인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음주 초에 열릴 주주협의회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예정인데 어떤 결정이 내려지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 컨소시엄 허용여부 부각


재계에선 지루하게 이어졌던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 간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채권단이 입찰을 통해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한 이후 박 회장에게는 우선매수권이 있었다. 다만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이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사장 개인에게 한정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채권단은 ‘자금조달안을 제출하면 허용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결국 박 회장 측은 자금조달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컨소시엄 구성 허용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다시 한번 우선매수권청구 기회를 가진 만큼 컨소시엄 허용에 대해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매각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줄곳 제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우선매수권 사용여부를 공식적으로 물어오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조 “매각 전면 재검토해야”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노조와 호남지역 등에서는 매각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허용대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장은 <머니S>와 통화에서 “현 상황은 산업은행의 매각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증거”라며 “정부가 나서 매각 자체를 보류하고 금호타이어를 먼저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일단 정부차원에서 현재 매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핀 뒤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 지회장은 "경영 책임이 있는 박삼구 회장에게 인수돼서도 안된다"며 "부실경영을 초래한 현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전문경영체제로 경영한다면 금호타이어를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