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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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주식펀드에서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북한과 미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차익실현매물이 쏟아진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유출이 신흥국주식펀드 랠리의 끝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신흥국주식펀드의 자금유출은 다른 펀드의 성장섹터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자금은 빠져나갔지만 오히려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오는 지금을 투자적기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신흥국주식펀드에서 차익실현이 발생할 이유는 있지만 낙관론을 뒤집을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어서다. 밥 브라운 노던트러스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신흥국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신흥국주식펀드에 대한 낙관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흥국주식펀드, 유형별 펀드 중 수익률 ‘으뜸’

신흥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월23일 기준 최근 1개월 상위 수익률은 대부분 신흥국주식펀드가 차지했다.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차지한 신흥국주식펀드는 브라질주식펀드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인 1.37%보다 3.44%포인트 높은 4.81%를 기록했다.


중국주식펀드가 3.61%로 그 뒤를 이었고 글로벌신흥국주식펀드 3.25%, 남미신흥국주식펀드 2.54%, 아시아신흥국주식펀드 2.47% 순으로 나타났다. 유럽주식펀드(-2.28%)를 비롯 일본주식펀드(-1.92%), 북미주식펀드(-1.35%), 독일주식펀드(-1.14%) 등 대부분의 선진국주식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더 돋보인다.

신흥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은 다른 유형의 펀드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우선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61%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K200인덱스펀드 -3.85% ▲중소형주식펀드 -3.53% ▲일반주식펀드 -3.33% ▲배당주식펀드 -1.88% 등이다.


국내채권형펀드 평균수익률(-0.01%)도 신흥국주식펀드에 비하면 매우 낮다. 중기채권펀드가 -0.24%, 우량채권펀드가 -0.15%, 초단기채권펀드가 0.11%, 일반채권펀드가 0.03%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채권형펀드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해외채권형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수익률은 0.25%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하이일드채펀드 -0.10% ▲북미채권펀드 0.10% ▲남미신흥국채권펀드 0.15% ▲글로벌채권펀드 0.26% ▲신흥국채권펀드 0.55% 등을 기록했다.

최근 6개월간 운용성과를 살펴봐도 수익률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해외주식형펀드 중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8.92%의 아시아신흥국주식펀드다. 이어 중국주식펀드 15.43%, 아시아태평양주식 13.38%, 인도주식펀드 13.08%, 글로벌신흥국주식펀드 12.08%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국내주식형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수익률은 12.13%를 기록했다. 또 국내채권형펀드와 해외채권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각각 0.69%, 2.27%에 그쳤다.


이와 관련 지난 8월23일 주요 신흥국시장의 금융지표를 살펴보면 인도 SENSEX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했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0.7% 올랐다. 인도네시아 JCI지수와 베트남 VN지수는 각각 0.6% 상승했으며 러시아 RTS지수는 0.5% 뛰었다. 반면 중국 주요지수는 대부분 하락했다. 차이넥스트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4% 내려갔으며 중국 선전종합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0.3%, 0.1% 떨어졌다.


[머니S토리] ‘빠져나가는’ 신흥국펀드, 찬스 왔다

◆슈로더·미래에셋, 1개월 수익률 4%대

다양한 신흥국주식펀드 가운데 어떤 상품을 눈여겨보는 게 유리할까. 8월23일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 신흥국주식펀드 가운데 최근 1개월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슈로더브릭스자E-1(주식)’이다. 최근 한달간 4.40%를 기록하며 신흥국주식펀드의 수익률 강자로 우뚝 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베트남&차이나1(주식)종류A’가 4.34%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슈로더브릭스자A- 1(주식)’, ‘슈로더브릭스자A(주식)’, ‘슈로더브릭스자E(주식)종류C 1’이 각각 4.33%, 4.32%, 4.30%를 기록했다. 이외에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브릭스전환자 1(주식)ClassA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자1(주식)종류A’가 각각 4.25%, 4.11%를 나타내며 4%대 수익률을 자랑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흥국주식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친디아컨슈머1(주식)종류A’가 27.7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고 ‘미래에셋TIGERMSCIEM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 H)’와 ‘미래에셋KorChindia포커스71(주식)종류A’가 각각 24.58%, 22.87%로 뒤를 이었다.

19%대 수익률을 기록한 신흥국주식펀드는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자1(주식)종류A’(19.65%), ‘미래에셋친디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C’(19.49%), ‘미래에셋베트남&차이나1(주식)종류A’(19.45%), ‘미래에셋친디아업종대표리치플랜자1(주식)종류C1’(19.17%) 등이다.

이처럼 신흥국주식펀드의 수익률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북한리스크의 여파로 자금유출사태가 벌어져 투자심리는 주춤했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8월16일까지 일주일 동안 신흥국주식펀드에서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가 빠져나갔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환매 규모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역시 신흥국주식펀드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경기 회복세와 내수소비 확대로 6%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일각에서는 신흥국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의 규제완화, 사회간접자본의 개발, 소비증가 등이 장기적으로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며 “단기적 관점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배분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3호(2017년 8월30일~9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