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모바일 손님' 태우기 나선 2금융권
서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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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모바일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활용한 계좌개설·대출 등 금융서비스 업데이트가 아닌 협업체를 구성하는 데 주력한다. 정보통신기술(ICT)업체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이는 미래고객 확보차원이다. 최근 시중은행이 메신저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강력한 금융플랫폼을 구축한 카카오뱅크의 영향을 받아 모바일금융서비스 강화에 나선 가운데 제2금융권 역시 모바일플랫폼 없이는 고객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 오프라인에서 조합원 단위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상호금융권에서도 모바일뱅킹 도입을 앞둔 점은 금융환경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선진금융권에선 금융서비스가 이미 플랫폼화됐지만 우리나라 금융권의 플랫폼서비스는 ICT업계에 다소 밀린 상태”라며 “우리나라 금융권도 결국은 플랫폼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제2금융권 역시 모바일플랫폼 구축·고도화를 통해 고객유치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게 서 교수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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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결제플랫폼. /사진=이미지투데이 |
◆카드사, 모바일결제협의체 운영
카드업계는 모바일결제플랫폼인 앱카드의 오프라인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각사들이 모여 모바일결제협의체를 만들고 공동 단말기를 구축 중이다. 일각에선 각사가 운영하는 앱카드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앱카드는 스마트폰에 카드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카드를 등록하면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결제플랫폼이다.
신한카드가 2013년 4월 앱카드 ‘신한 판(FAN)’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후 다른 카드사들도 지급결제시장 환경변화에 발 맞춰 앱카드를 속속 내놨지만 카드업계는 최근 모바일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등 제조·ICT업체의 각종 페이서비스가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하루평균 간편결제수단 사용액은 지난해 1분기 135억원에서 올 1분기 447억원으로 1년 만에 330% 가까이 증가했다. 또 앱카드와 페이 사용자 수도 앱카드를 훌쩍 뛰어넘었다. 앱카드 중 가장 많은 회원을 보유한 신한판이 900만명이지만 네이버페이(2400만명)와 삼성페이(1100만명)엔 못미치는 수준이다.
카드업계가 모바일결제시장에서 위기에 봉착한 건 앱카드 결제편의성이 페이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시장에서는 더 취약하다. 앱카드 결제는 스마트폰을 카드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카드사별 NFC 규격이 모두 달라 오프라인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곳은 적은 실정이다.
반면 삼성페이는 MST(마그네틱 보안전송) 기술이 적용돼 구식 카드단말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카드사가 모바일결제협의체를 만들고 공동 NFC단말기를 개발·구축하려는 건 이 같은 배경에서다. NFC단말기는 다음달 전국 대형가맹점에 시범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드사별 앱카드를 공동결제플랫폼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페이는 제휴를 맺은 카드사의 카드를 모두 등록해 사용 가능하지만 앱카드는 다른 카드사의 카드는 등록할 수 없다.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선 앱카드 사용이 불편한 셈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앱카드가 카드사별로 운영되다 보니 결제플랫폼으로서 시너지가 안난다”며 “앞으로 각각의 앱카드를 통합하거나 간이결제플랫폼을 따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메신저플랫폼 활용
저축은행업계에선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모바일금융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메신저플랫폼을 활용해 ‘챗봇’(Chat-bot) 서비스를 구축한 점이 눈에 띈다. 시중은행보다 인지도가 낮은 저축은행이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잠재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챗봇은 인공지능(AI)기술을 적용한 고객상담 로봇으로 고객은 챗봇을 통해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대출 등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챗봇서비스를 지난달 초 선보였다. JT친애저축은행을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하면 손쉽게 각종 상담이 가능하다. 사용률이 높은 메신저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또 최신 금융플랫폼서비스로 꼽히는 챗봇을 도입함으로써 젊은층을 중심으로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지용 교수는 “금융기관이 기존에는 고객의 금융거래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체제를 구축, 상담내역까지 사업에 적용한다”며 “모바일이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선진금융기관에선 챗봇서비스가 일상화됐다. 정보통신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 ICT업체의 챗봇서비스가 눈에 띄는데 금융기관도 챗봇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대형업체도 챗봇서비스 도입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챗봇서비스를 내년 2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이 구축하려는 챗봇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인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는 챗봇이 고객상담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학습하는 점이 특징이다. OK저축은행도 자체 모바일플랫폼에 챗봇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제2금융권이 모바일금융플랫폼을 강화하는 가운데 상호금융권도 모바일뱅킹서비스 개시를 앞둬 주목된다. 이달 중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선보일 ‘MG상상뱅크’에는 비대면계좌개설·소액신용대출서비스가 담길 예정이다. 모바일금융플랫폼으로선 초기 단계의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미래 중심고객인 젊은층을 공략해 신규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역 기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층을 공략해 신규고객을 확보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 거래경험이 없더라도 실명확인·바이오인증(지문) 등을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민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간편한 플랫폼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4호(2017년 9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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