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들 과로사 막아달라"… 노동자들 대책 마련 요구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집배노동조합 주최로 진행된 '근무시간 축소-조작-반려 우정사업본부 규탄! 근로기준법 위반 고발! 집배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앞줄 왼쪽 5번째)이 우정사업본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배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자살방지 대책 마련을 우정사업본부에 요구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과 집배원 과로사·자살방지 대책위는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들의 과로사·과로자살 등이 끊이지 않는 것은 과로를 유발하는 수많은 제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만큼은 우정사업본부가 제대로 된 추석 소통 기간 계획을 발표해 집배원 과로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배노동자들은 "집배원들은 1년 중 가장 바쁘다는 특별 소통 기간을 앞두고 있다. 매년 명절 시기나 명절이 지난 후 우리는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내야만 했다"며 "우정사업본부가 특별 소통 기간을 앞두고 제대로 된 임시 인력 증원을 하지 않아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중노동을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서광주우체국 집배원 고 이길연씨의 자살 사고와 관련해서도 우정사업본부와 서광주우체국을 비판했다. 이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유족들과 집배원 노조는 이씨가 지난달 11일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었지만 서광주우체국이 출근을 압박한 것이 자살을 불렀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집배노동자들은 "서광주우체국은 사과는커녕 여전히 '우리는 편의를 많이 봐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업무 중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해 공상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를 통해 산업재해를 은폐하려고 했던 위법 행위에 대한 반성의 모습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체국이 출근 종용을 하지 않았다는 거짓말로 유가족들에게 씻기지 않을 상처를 내고 있다"며 "한 달 전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했던 이씨가 공상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가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