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북핵.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미 주요 싱크탱크 대표 접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文대통령 북핵.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미 주요 싱크탱크 대표 접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3개의 수장을 접견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설명하며 한미 관계의 발전을 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30분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리차드 하스(Richard Haass)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 토마스 번(Thomas Byrne)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전직 호주 총리인 케빈 러드(Kevin Rudd)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 등 싱크탱크 3개 대표들을 만나 북핵 문제 해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일련의 도발로 인해 조성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 및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설명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압박 강화와 함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고,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 국제사회와 공조해 앞으로 북한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높은 강도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편으로 제재와 압박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고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할지 한반도 전문가 여러분들의 고견을 구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질 예정이라는 것을 소개하며 조언을 요청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하스 회장에게 "지난번 방미 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셨는데 그 조언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 오늘도 좋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이에 대표들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전략적 구도와 관련국들의 입장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한미 동맹의 중심적 역할 및 이에 기초한 세밀한 정책 공조, 한미일 협력의 지속, 중국 견인의 중요성 등을 언급했다. 특히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넘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진전을 이루도록 하는 창의적인 구상 마련 및 적절한 여건 조성 노력이 한층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의적 구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지금까지는 우리가 외교적·평화적 해법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같이 메시지를 내고 있지 않은가"라며 "그 외교적 해법이 어떻게 좀 더 구체화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서로 아이디어를 내가며 노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하스 회장은 북핵 문제의 해결에 대해 "한미 동맹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된다"며 "그러한 중심적 역할을 기초해 일본과 중국, 러시아 같은 주변국들을 견인해 내야 된다. 그런 것에 기초해 국제 공조 체제를 만들어 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국제 공조 체제를 작동시켜 나가는 과정에 있어선 한미가 생각해 내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한 지점들은 북한의 도발과 억제 부분 뿐만 아니라 외교적 해법에 있어서 창의적인 방안들도 함께 고민해 내놓을 때 한미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21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번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 있어 60주년을 맞는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다양한 분야에서 교량과 가교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러드 소장은 자신의 두터운 중국 인맥과 대중 외교 경험을 토대로 얻은 결론이라며 남북한과 한반도에 있어서 중국이 갖는 전략적 이해와 깊은 속내가 무엇인지 전하고, 그것을 한국이 어떻게 다뤄 나가고 협의하는 것이 좋은지 조언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접견한 인사들은 뉴욕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의 대표이자 저명한 한반도 및 국제 문제 전문가들인 바 문 대통령은 과거 다수 인사를 대상으로 했던 간담회 형식에서 벗어나 이들과의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통해 우리 정책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이에 대한 미국 조야 내 지지 기반을 확충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