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 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고속터미널역. 지하철 개찰구를 빠져나오면 발 닿는 곳마다 신세계를 만난다. 신세계백화점부터 파미에스테이션, 파미에스트리트, 노브랜드 스토어, 부츠, 이마트24 등 그야말로 ‘신세계타운’이다. 신세계의 센트럴시티를 걷다보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나온다. 근방에는 JW메리어트호텔이 특급호텔 특유의 위용을 뽐내며 빌딩 사이로 우뚝 서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명동시대’를 마감하고 ‘반포시대’의 막을 열었다. 1991년 신세계그룹 설립 이래 27년 만이다. 이르면 연말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도 이곳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반포 신세계타운에 완전히 둥지를 튼 신세계가 올 하반기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정유경 주요사업장 ‘신세계 센트럴시티’에 집결

신세계백화점 본사가 서울 중구 소공로에서 서초구 반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건물로 이동했다. 홍보팀을 제외하고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을 비롯해 500여명 본사 인력 대부분이 지난 18일 이사작업을 모두 마치고 센트럴시티에서 출근하기 시작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집무실도 조만간 센트럴시티 JW메리어트호텔로 옮길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주요 인력이 빠져나간 소공로 메사건물에는 홍보조직과 SSG닷컴 등 일부 조직만 남게 된다. 소공동 메사건물 주변에 흩어져 있던 신세계백화점 주요 조직이 한곳에 모이면서 센트럴시티는 정 총괄사장의 명실상부한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 총괄사장(반포동)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성수동)의 남매간 분리경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정 부회장이 총괄하는 이마트 계열사 본사는 지난해 서울 명동에서 성수동으로 옮겼다.


정 총괄사장이 맡는 사업들을 센트럴시티에 모은 것도 운영구도를 공고히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강남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센트럴시티는 지하철 3·7·9호선 환승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위치해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황금상권’이다.

센트럴시티는 신세계백화점뿐만 아니라 복합쇼핑공간 파미에스트리트, 식음료전문관 파미에스테이션, JW메리어트호텔, 지하철 고속버스터미널역 및 경부∙호남고속버스터미널 등과 바로 연결된다. 고객은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음식점 등을 모두 포함한 센트럴시티에서 관광과 쇼핑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고속버스터미널 활용도 고민

반포 일대를 홈그라운드로 만들기 위한 신세계의 준비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우선 2012년 10월 신세계는 1조250억원을 들여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인수했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인수하면서 센트럴시티 자회사인 JW메리어트호텔 등도 자연스레 신세계 품에 안겼다. JW메리어트호텔은 센트럴시티에 위치한 특1급 호텔이다.

지난해 8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리뉴얼에 돌입했다. 22개월여에 걸쳐 강남점 증축공사를 진행해 지난 2월 마무리지었다. 강남점의 영업면적은 기존 5만5500㎡의 56%에 달하는 3만1000㎡가 더 늘어나 총 8만6500㎡로 커졌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건물 4층. /사진=박효선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건물 4층. /사진=박효선

아울러 신세계는 2013년 4월부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율 64.9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층은 버스 승강장, 5층은 신세계 사무실로 활용되며 나머지 층은 혼수품, 화훼 등의 상가로 운영된다. 1층과 5층을 제외한 혼수∙화훼 상가는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곳곳에 비어있는 점포도 많이 눈에 띈다.

이에 업계에선 향후 신세계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상가를 복합몰로 리모델링할 것으로 점친다. 이 상가를 복합몰로 개조하면 터미널을 오가는 유동인구 발길을 붙잡을 수 있고, 백화점·면세점 등 주변 상권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상가를 복합몰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해서다.

◆유통 빅3, 백화점∙면세점 ‘강남 대전’ 서막

지난해 4월에는 강남점 특허권까지 따냈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12월 또는 내년 중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문이 열릴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까지 개장하면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패션사업을 아우르는 정 총괄사장의 ‘반포 신세계타운’이라는 큰 그림이 완성된다.

한편 40여년간 압구정 노른자 자리를 지켜온 현대백화점그룹은 2019년 삼성동에 새 둥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첫 면세점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비슷한 시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 7월 소공로에 있던 본사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겼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중심으로 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 핵심사업장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이후 강남에서는 신세계(반포)∙롯데(잠실)∙현대(압구정→삼성) 유통 빅3의 박터지는 백화점∙면세점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