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팩. /사진제공=삼성SDI
전기차 배터리팩. /사진제공=삼성SDI

#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남영호씨(가명)는 최근 전기차시장을 투자처로 물색 중이다. 각국 정부의 가솔린·디젤차량 퇴출 선언과 유수 자동차업체의 방침이 맞물리면서 전기차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남씨는 전기차 관련주 중 배터리분야가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인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을 눈여겨보는 중이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성장 가시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 하반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삼성SDI가 주목받는다. 중국은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제도를 시행할 예정이고 유럽도 친환경차(xEV) 확산에 속도가 붙은 만큼 핵심기술로 꼽히는 배터리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2차전지 섹터로 몰리면서 삼성SDI의 차별화된 2차전지 기술 경쟁력과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머니S톡] '전기자동차' 올라탄 삼성SDI

◆삼성SDI, 하반기 실적 전망 ‘맑음’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67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으로 직전 분기대비 각각 15%, 45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형 2차전지의 경우 스마트폰용 폴리머전지 물량 증가 등이 실적개선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중대형 2차전지는 유럽 친환경차에 공급하는 물량 증가와 ESS(에너지저장장치)산업 성장수혜로 영업손실이 전 분기대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자재료의 경우 디스플레이 편광판 매출확대가 외형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특히 중대형 2차전지의 긍정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SDI는 ESS의 조기 흑자전환 이후 긍정적 수요기반이 이어지는 중이며 4분기에는 계절적 특수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중대형 2차전지 매출은 5025억원으로 예상된다. 또 ESS는 전력용과 상업용 중심으로 성수기 효과가 커지고 전기차용 2차전지는 사양 개선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럽 주고객들의 공격적인 전기차사업 의지를 확인한 점도 삼성SDI의 하반기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12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4일까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BMW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출시 확대전략이 공개됐다. 이는 유럽 주요국의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움직임과 맥락을 함께하며 중대형배터리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된 주요 전기차업체의 전략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전략적 파트너인 BMW는 2025년까지 25개 모델의 전기차(12개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BMW는 i3와 i8 사이에 위치할 순수전기차 ‘i 비전 다이내믹스’(i Vision Dynamics)를 깜짝 공개했다. 또 다른 주요 고객인 폭스바겐그룹은 ‘로드맵 E’를 통해 2025년까지 순수전기차 23개 모델 등 친환경차량 80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 고객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삼성SDI의 급속한 수주잔액 증가와 전기차배터리시장 내 점유율 상승, 규모의 경제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말부터 3세대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인데 에너지 밀도가 30%가량 향상되고 kWh당 제조원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는 전기차용 2차전지의 사양개선 효과가 더해질 전망”이라며 “이는 내년 하반기 분기 단위의 흑자전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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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2차전지 성장 ‘우상향’… 목표가↑


삼성SDI는 대형주 가운데 전기차 관련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를 증명하듯 올 들어 삼성SDI의 주가 흐름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 중 상승세가 뚜렷하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25일 장중 8만8100원으로 떨어지며 바닥을 확인한 뒤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19일 장중 22만4500원을 터치하면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단기조정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래프 흐름이 우상향인 점은 삼성SDI의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근거다.

삼성SDI의 영업가치 상승을 주도하는 2차전지의 성장그래프는 친환경차와 ESS산업에 의해 우상향을 그린다. 최근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신흥국가들도 선진국 수준의 강도 높은 친환경차 신재생에너지정책을 펼치는 상황. 특히 2차전지 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차의 경우 전기버스·전기트럭 포함 등 극도로 낙관적으로 가정하면 2차전지 수요 눈높이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삼성SDI의 목표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가 3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가를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높였고 삼성증권도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조정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21만원에서 24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22만원에 23만8000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아울러 증권업계는 투자의견 ‘매수’를 권고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삼성SDI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3배로 역사적 PBR 밴드 상단에 위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를 상향 돌파하기 위해서는 촉매제가 필요하다”며 “삼성SDI의 경우 올 4분기 가시적인 ESS용 2차전지 수주 성과와 내년 신규 전기차용 2차전지 공급, 프리폼(Free Form) 2차전지시장의 지위 강화 움직임 등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9호(2017년 10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