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보복 이후 카지노주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중국인관광객이 절반 이상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들이 상반기 부진을 딛고 수익성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카지노주의 높은 배당성향도 다시 주목받는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성장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고 일부 업체는 악재가 쌓인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머니S톡] 풀죽은 카지노주, 어깨 펼까

◆파라다이스: 빠른 안정화 ‘강력매수’

파라다이스는 올 상반기 중국인여행객 급감의 피해를 정면으로 받은 업체 중 하나다. 지난 상반기 전체 카지노입장객 38만5374명 중 중국인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서다. 이에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파라다이스의 2분기 매출액은 13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핵심 수익원인 중국인 고객의 칩 구매액이 급감한 게 원인이다. 특히 상반기 기준 차입금이 8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가량 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10일 기준 1만2850원이던 파라다이스의 주가가 지난달 27일 1만4350원으로 11.67%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꾸준한 순매수가 주가상승을 지지했다.

주가상승의 원인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첫 실적을 공개한 지난 2분기 매출액 400억원, 영업손실 1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90%가량이 카지노에서 나왔다. 또 감가상각비가 73억원을 기록해 시장추정치에 못 미쳤다. 당초 시장은 연간 500억원대 수준으로 2분기 감가상각비를 연율화하면 3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의 월별 매출액이 지난 7월부터 늘어난 점이 주가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지노 매출액은 지난 7월 188억원, 지난 8월 206억원을 기록했다. 감가상각비가 줄면서 매출이 늘어 BEP(손익분기점)를 일찍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시티가 3분기 매출액 676억원, 영업적자 12억원을 기록해 개장 두번째 분기 만에 손익분기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카지노 실적이 예상치(578억원)보다 높게 나온다면 흑자전환도 가능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시티는 개장 이후 사드와 북핵 이슈 등으로 최악의 영업환경에 직면했지만 실적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당분간 중국인 매출이 현 수준에 그치겠지만 일본인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파라다이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강력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머니S톡] 풀죽은 카지노주, 어깨 펼까

◆GKL: 실적 부진에도 배당 매력↑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파라다이스와 마찬가지로 중국인 출입자가 줄면서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GKL의 2분기 누적매출액은 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3.2% 줄어든 4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의 사드 관련 마찰로 중국인관광객이 감소한 데다 한반도 정세불안 등 대외적 요인과 경쟁사인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영향 등으로 일본인관광객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GKL 주가 역시 여러 악재를 견디고 올 들어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연초 2만원선에 머물던 GKL의 주가는 지난달 27일 기준 2만2650원으로 13% 올랐다. 시장에서는 GKL의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한다. GKL의 최대주주가 한국관광공사인 만큼 이익이 감소하더라도 배당성향을 높여 적정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GKL은 지난 8월 전년과 동일한 보통주 1주당 130원의 현금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기말배당금은 770원으로 배당수익률 3.4%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들어 홀드율(카지노의 승률로 매출액과 관련됨)이 정상화되는 추세인 점이 긍정적”이라며 “다만 본질적인 영업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앞으로 성장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 애널리스트는 “다음해 2월 국제 스포츠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어서 대외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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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눈여겨봐야 할 ‘삼중고’

강원랜드는 다른 카지노 관련주보다 더 큰 악재에 시달린다. 외부요인으로는 먼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사행산업의 매출을 억제하는 매출 총량규제가 악조건을 형성했다. 강원랜드는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카지노이지만 일정 매출을 넘어설 수 없어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원랜드의 테이블과 슬롯머신의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수익도 줄고 있다. 나아가 강원랜드가 보수적으로 영업하면서 방문객 또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3분기 방문객은 전년 동기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지원금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평창올림픽 지원금을 4분기에 반영할 계획이다. 지원금액은 400억~45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원금으로 강원랜드는 4분기 1000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성만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원랜드의 주가는 매출총량제로 영업환경이 제한적인 데다 동계올림픽 기부금 집행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져 부진한 모습”이라며 “3분기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전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가정하면 시가배당률이 2.7%로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9호(2017년 10월11~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