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몸값 뛴 대우건설, 주인 찾을까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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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DB |
지난해 회계에 대규모 손실을 선반영하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고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불명예 퇴진한 박창민 전 사장 리스크까지 대우건설은 여러 악재에도 상반기 영업이익 4780억원이라는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위기를 이겨내고 몸값을 끌어올린 덕분에 시장은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상황은 녹록지 않다. 채권자인 산업은행 입장으로선 2010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한 대우건설 주식 1만2102주가 현재는 반토막난 7000원대에 머물러 있어 투자금 회수조차 쉽지 않은 상황. 소문만 무성한 대우건설 매각이 우려를 씻고 무난히 마무리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수장 바뀐 산은, 매각추진 '속도'
당초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 추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수장 교체설이 나돌며 매각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돼서다.
새정부 출범 이후 전임 회장 유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지난 7월만 해도 대우건설 연내 매각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전임 이동걸 회장의 뒤를 이어 이름이 같은 이동걸 신임 회장이 취임하며 소문만 무성하던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이 회장은 본업인 산업은행 업무 외에 최대주주로서 칼자루를 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대우건설 매각은 독자생존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며 “9월 중 매각공고를 내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우건설도 내부 방침이 결정돼 매각 주간사의 도움을 받아 실사단계인 것으로 안다”며 “(지지부진한) 주가가 걸림돌이지만 매각이 성사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최대 영업이익에 몸값 상승
지난 13일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입찰 의향이 있는 투자자는 다음달 6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면 된다.
대우건설은 올 초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잠재적 영업손실(5033억원)을 선반영하는 승부수를 띄운 동시에 올해 연간 매출 목표 11조4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장은 우려했지만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매출 5조7653억원,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4780억원을 올려 목표의 절반을 채우며 빠르게 시장신뢰를 회복했다. 3분기에도 2조8000억원대의 매출과 2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실적 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최대 실적을 일구는 과정에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전임 박창민 사장에게 따라 붙은 ‘최순실 낙하산’이라는 꼬리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우건설의 사상 첫 외부인 출신, 그것도 경쟁사인 현대산업개발 출신 사장인 데다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쓴 채 취임해 우려가 많았지만 조직을 재정비하고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평이다.
결과적으로 낙하산 오명을 쓴 채 중도 퇴진했지만 위기 속에서도 뚜렷한 실적개선을 보인 덕분에 대우건설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한껏 달아올랐다.
◆지지부진 주가, 여전히 걸림돌
문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주가다. 산업은행은 2010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대우건설 주식 1만2102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책정해 2조1784억원에 인수한 뒤 추가로 1조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인수에만 약 3조2000억원이 투입된 셈. 산업은행은 적어도 3조2000억원 이상으로 매각해야 남는 장사지만 대우건설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간 대우건설 주가는 한때 9000원대까지 오른 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7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3개월 새 가장 주가가 높았던 때는 지난 8월2일로 장중 8320원을 찍었지만 종가는 8160원이었다.
여러 악재 속에도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은 반등했지만 주가 반등 조짐은 희미하다. 당초 전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투자금 전액 회수보다 신속한 매각에 방점을 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의 적정 매각가를 2조~3조원대로 전망한다. 산업은행의 투자금 3조2000억원의 회수는 매입 당시 대비 반토막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의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매수자가 통 큰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동시에 연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대형건설사인 만큼 매수자가 선뜻 나서기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여 대우건설 매각 성사 여부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까지 거론된 잠재적인 대우건설 인수 후보는 국내 기업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아람코와 중동·인도 기업 등 10여곳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수장 바뀐 산은, 매각추진 '속도'
당초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 추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수장 교체설이 나돌며 매각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돼서다.
새정부 출범 이후 전임 회장 유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지난 7월만 해도 대우건설 연내 매각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전임 이동걸 회장의 뒤를 이어 이름이 같은 이동걸 신임 회장이 취임하며 소문만 무성하던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이 회장은 본업인 산업은행 업무 외에 최대주주로서 칼자루를 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대우건설 매각은 독자생존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며 “9월 중 매각공고를 내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우건설도 내부 방침이 결정돼 매각 주간사의 도움을 받아 실사단계인 것으로 안다”며 “(지지부진한) 주가가 걸림돌이지만 매각이 성사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최대 영업이익에 몸값 상승
지난 13일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입찰 의향이 있는 투자자는 다음달 6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면 된다.
걸림돌이던 산업은행 수장 교체가 마무리된 데다 위기 속에서도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며 몸값을 끌어올린 덕분에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은 순조롭게 추진될 전망이다.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면 내년 초쯤에는 대우건설 매각이 최종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 초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잠재적 영업손실(5033억원)을 선반영하는 승부수를 띄운 동시에 올해 연간 매출 목표 11조4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장은 우려했지만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매출 5조7653억원,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4780억원을 올려 목표의 절반을 채우며 빠르게 시장신뢰를 회복했다. 3분기에도 2조8000억원대의 매출과 2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실적 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최대 실적을 일구는 과정에서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전임 박창민 사장에게 따라 붙은 ‘최순실 낙하산’이라는 꼬리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박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우건설의 사상 첫 외부인 출신, 그것도 경쟁사인 현대산업개발 출신 사장인 데다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쓴 채 취임해 우려가 많았지만 조직을 재정비하고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평이다.
결과적으로 낙하산 오명을 쓴 채 중도 퇴진했지만 위기 속에서도 뚜렷한 실적개선을 보인 덕분에 대우건설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한껏 달아올랐다.
◆지지부진 주가, 여전히 걸림돌
문제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주가다. 산업은행은 2010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대우건설 주식 1만2102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책정해 2조1784억원에 인수한 뒤 추가로 1조원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인수에만 약 3조2000억원이 투입된 셈. 산업은행은 적어도 3조2000억원 이상으로 매각해야 남는 장사지만 대우건설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간 대우건설 주가는 한때 9000원대까지 오른 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7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3개월 새 가장 주가가 높았던 때는 지난 8월2일로 장중 8320원을 찍었지만 종가는 8160원이었다.
여러 악재 속에도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은 반등했지만 주가 반등 조짐은 희미하다. 당초 전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투자금 전액 회수보다 신속한 매각에 방점을 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의 적정 매각가를 2조~3조원대로 전망한다. 산업은행의 투자금 3조2000억원의 회수는 매입 당시 대비 반토막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의 미래가치를 감안하면 매수자가 통 큰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동시에 연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대형건설사인 만큼 매수자가 선뜻 나서기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여 대우건설 매각 성사 여부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까지 거론된 잠재적인 대우건설 인수 후보는 국내 기업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아람코와 중동·인도 기업 등 10여곳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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