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의 한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반포의 한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정부 규제 속 아파트 거래량 뚝… 수익형부동산 관심 집중

최근 상가시장이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는다. 주택시장이 정부규제에 묶여 활황세가 꺾이면서 상가시장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것. 그동안 주택은 사는 집인 동시에 임대료 등을 통한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지만 정부의 청약시장 및 대출 규제가 심화되면서 수요자의 눈은 대체재인 상가로 향했다. 상가는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덕분에 금세 부동산시장의 인기 투자처로 올라섰고 주택거래량이 감소한 틈을 타 갈수록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규제 속 주택거래량 감소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매매거래량 자료(8월 말 기준)에 따르면 8·2부동산대책이 나온 8월 한달간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9만6578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만8130건)와 전월(9만8414건)보다 각각 1.6%, 1.9% 감소한 수치다.


올 1~8월 누계기준으로는 수도권(35만1489건) 및 지방(30만1261건) 거래량이 모두 소폭(각각 1.1%, 1.6%) 감소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난 8월 기준 아파트 거래량(6만4300건)은 전년 동월대비 0.3%, 연립·다세대(1만8810건)는 3.5%, 단독·다가구 주택(1만3468건)은 5% 줄었다.


주택가격 역시 하락세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0.12%로 전월 0.25%보다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됐다고 판단한다.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을 비롯해 전통의 부동산 인기지역이 대책 발표 초반 움츠렸다가 최근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지만 시장은 대체로 정부 규제에 따라 반응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가 규제 발표를 예고한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상가시장

8·2대책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썰렁해진 가운데 대책 칼날을 피한 수익형부동산시장은 반사효과가 기대된다. 규제 대상이 대체로 아파트에 국한돼 아파트에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대체 시장을 물색하는 것.

그중에서도 상가시장 분위기는 단연 돋보인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달 18~19일 단지 내 상가의 입찰을 진행한 결과 공급된 51호(서울 오류 29호, 시흥 은계 B-2블록 4호, 시흥은계 S-2블록 10호, 대구 금호 8호)의 상가가 모두 완판됐다.

이들 상가의 낙찰가 총액은 165억8168만원이고 평균 낙찰가율은 175%를 기록했다. 서울 오류에 공급된 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185.7%, 시흥 은계 및 대구 금호의 평균 낙찰가율은 각각 173.9%, 138.2%였다.

전국 상업·업무용(상가·오피스·오피스텔 등) 부동산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기준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총 3만8118건으로 전월(3만6418건) 대비 4.7% 증가하며 역대 월별 거래량 최고치를 새로 썼다. 최근 월별 거래량 추이를 보면 ▲1월 2만3160건 ▲2월 2만5606건 ▲3월 2만8950건 ▲4월 2만8816건 ▲5월 3만1013건 ▲6월 3만3675건을 ▲7월 3만6418건 ▲8월 3만8118건으로 4개월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상가를 비롯한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최근 유망투자처로 인식되며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과열경쟁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분위기에 편승한 고가낙찰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