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에 육박하는 등 금리 오름세가 본격화되고 있다.사진은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사진=뉴시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에 육박하는 등 금리 오름세가 본격화되고 있다.사진은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은행 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 어느대 연 5%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별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6월 연 2.77%였으나 지난 8월 연 3.28%로 1년2개월 만에 0.5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연 1.52%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올라 주담대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 20일 기준 5년물 금융채 금리를 반영한 주담대 혼합형은 신한은행이 5년 고정금리를 연 3.42~4.53%에서 연 3.44~4.55%로 소폭 올랐다. 우리은행도 연 3.37~4.37%에서 연 3.4~4.4%로 인상됐다. KEB하나은행 역시 전날 연 3.67~4.89%에서 연 3.74~4.96%로 조정해 금리가 5%대에 근접했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시중은행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최대 연 4.3%까지 뛰었다. 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면 곧바로 예금금리에 연동하고 대출금리도 조정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2014년 연 2.5%에서 5번에 걸쳐 연 1.25%로 낮추는 동안 예금금리는 연 2.76%에서 연 1.6%, 주담대 금리는 연 3.75%에서 연 3.28%로 떨어졌다. 그런데 한은이 지난 19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내 집 장만을 위한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대출금리가 오른 만큼 신중하게 부채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직까진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약 0.4%포인트 낮다. 따라서 만기 3년 이하의 단기로 빌릴 예정이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3년 이상의 장기 대출을 받는 고객이라도 당장은 변동금리로 빌리고 금리상승 속도와 추이를 보면서 갈아타는 시점을 조율해야 한다. 3년 안에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은행에 따라 3년이 지나지 않아도 금리유형 전환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도 하니 해당 영업점에서 상담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금리 상승은 곧바로 이자부담으로 이어지므로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많이 받은 사람은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출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강화하기로 해 자칫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엔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가령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3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LTV 60%인 1억8000만원을 빌린 사람은 LTV가 40%로 강화됐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1억2000만원만 빌릴 수 있다. 대출한도가 6000만원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연내 금리 추가 인상과 오는 24일 나오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을 감안할 때 대출금리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기간, 상환조건 등을 고려해 대출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