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파기환송… '공모' 유죄취지 판단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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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26일 전남 신안군 한 섬마을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원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학부모들 사건을 파기환송해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씨와 이모(35)씨, 박모(50)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8년,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단독범행으로 본 간음미수 범행에 대해 이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부 준강간미수 등의 범행과 관련해 공모 및 합동관계를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됐다며 공모공동정범과 합동범의 성립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씨와 박씨가 당시 관사 앞에서 서로를 보지 못했다는 진술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이들이 피해자 관사에 들어가 범행을 한 일련의 상황은 이들 사이에 명시적, 묵시적 합의가 있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원심은 이씨가 피해자를 관사로 데리고 가려할 때 박씨가 이를 제지하고 자신의 차량으로 데려간 것을 공모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박씨가 유일하게 관사 위치를 알고 있는 등 공모관계를 부정할 만한 사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피해자가 취해 있었고 박씨 등이 관사에 데려다줄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박씨로부터 이씨의 범행을 저지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사에 가게 됐다는 진술을 믿기 어렵고 김씨의 행동은 자신의 범행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또 박씨의 주거침입죄도 유죄 취지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는 관사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고 박씨는 그 안에 들어가기 전 동의를 받으려 한 사실도 없었다. 주거권자의 묵시적 의사에 반해 주거침입을 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신안군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여교사가 술에 취하자 관사에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심은 간음행위에 대해 공모 및 합동관계를 인정하면서 김씨에게 징역 18년, 이씨에게 징역 13년, 박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다만 간음미수행위는 공모관계에 의한 범행이 아닌 단독범행으로 인정했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해 전부 유죄로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0년과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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