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접수령' 넘은 백두대간, 때이른 추위도 넘었다

4일 오전 동양대학교 대회 장소를 가득 메운 백두대간 그란폰도 참가자들. /사진=박정웅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 '백두대간 그란폰도', 4일 영주 일원서 열려
참가자 2018명, 자전거로 소백산 늦가을 정취 만끽

바람이 심상치 않다. 소리가 날카롭고 그 끝도 매섭다. 인근의 강원 산간에는 눈까지 내렸다.

4일 오전, 수은주가 3도까지 뚝 떨어진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악조건에 개의치 않은 듯 2018명의 사이클 건각들이 ‘백두대간 그란폰도’ 이름 아래 새벽을 뚫고 하나둘 집결했다. 2018명은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숫자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이날 오전 9시10분쯤 121.3㎞ 대장정의 서막을 알렸다. 이 대회는 사이클 레포츠 활성화와 건강증진, 레포츠관광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영주시의 합작품이다.

아침 햇살이 어둠과 추위를 몰아낼 무렵, 환호성이 소백산 자락을 뒤흔들었다. 한해 자전거 이력을 총정리하려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2018명의 자전거인, 그리고 대회 성공개최에 힘을 쏟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명호 경륜경정사업본부장과 황용필 스포츠레저사업본부장, 영주시 장욱현 시장, 영주시의회 김현익 의장의 파이팅이 우렁찼다.

시총과 함께 121.3㎞ '위대한 도전'에 나선 참가자들. /사진=박정웅 기자

이명호 경륜경정사업본부장은 “국내 대표적인 그란폰도에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면서 “소백산의 아름다운 가을정취를 만끽하고 안전 라이딩에도 힘쓸 것”을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시장으로서 4회째 연속 대회를 맞은 장욱현 영주시장은 “‘힐링 중심, 행복 영주’에 오신 참가자 여러분을 환영한다”면서 “소백산의 맑고 건강한 정기를 듬뿍 들이키는 즐겁고 건강한 영주 나들이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시총과 함께 참가자들은 일제히 백두대간을 향해 달려나갔다. 소백산맥 지자체 4곳(경북 영주·예천·문경, 충북 단양)에 걸친 산악구간 121.3㎞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 히티재(고도 378m), 성황당고개(355m), 벌재(625m), 저수령(850m), 옥녀봉(658m) 등 험로가 이들의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대회 분수령인 저수령(850m)을 힘차게 오르는 선두그룹. /사진=박정웅 기자

오후 3시 동양대학교. 자신과의 경쟁 속에 6시간 컷인(완주)을 향한 역주가 끝을 맺었다.

그 결과, 남자부에서 윤중헌씨가 3시간40분43초로 총 참가선수 2018명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어 유준필(3시간41분6초), 이형모(3시간41분20초)씨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선 조아라씨가 4시간9분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김미소(4시간19분40초), 김강미(4시간19분47초)씨가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백두대간 그란폰도는 단 두 시간 만에 모집인원 2018명이 마감됐을 정도로 자전거인의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안전, 교통통제, 코스설계 등 대회 완성도가 높아 모집에 대한 '접수령'이라는 키워드까지 낳았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대회, 접수령을 넘은 참가자들은 초겨울 추위까지 거뜬히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