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매년 이맘때면 게이머들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가 열리는 부산으로 눈을 돌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게이머들의 축제의 장인 '지스타 2017'이 전시면적 5만5300㎡ 규모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는 게임업계의 신작 출시 소식까지 이어져 게임 마니아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디렉터스 컷 행사 전경. /사진제공=엔씨소프트
디렉터스 컷 행사 전경. /사진제공=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산업을 이끄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이른바 ‘3N’이 신작을 속속 공개하면서 게임업계가 치열한 전투를 예고한다. 이와 함께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뜨거운 게임인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도 4분기 중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분위기는 계절이 무색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스타 2017 프리뷰. /사진제공=넥슨
지스타 2017 프리뷰. /사진제공=넥슨


◆피파온라인4, 지스타서 첫선

가장 눈길을 끄는 게임은 넥슨의 ‘EA스포츠 피파온라인4’(이하 피파온라인4)다. 넥슨은 지난 2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스피어헤드가 개발한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를 최초 공개했다.


FIFA 온라인 4. /사진제공=넥슨
FIFA 온라인 4. /사진제공=넥슨


피파온라인은 실제 선수들의 모션캡처와 리그 라이선스 획득으로 실제 축구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을 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넥슨은 16일부터 열리는 지스타 무대에서 피파온라인4의 시연무대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넥슨이 피파온라인4에 큰 공을 들이고 있음은 지스타 시연무대 규모에서 확인된다. 전시장 가장 우측에 위치할 예정인 넥슨 부스의 정중앙에는 240석 규모의 피파온라인 시연존이 마련된다. 관객들은 랜덤매치로 진행되는 1대1 대전을 통해 피파온라인4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넥슨아레나에서 진행된 넥슨 지스타 프리뷰에서 이정헌 넥슨 부사장은 “이번 지스타 2017은 출시를 눈앞에 둔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이번 지스타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피파온라인4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용대 넥슨 PC온라인게임 총괄 본부장은 “지스타에서 피파온라인4는 친선경기만 제공된다”며 “실제 개발은 더 많이 진행돼 내년 초 출시에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리니지

최근 리니지M을 선보이며 지식재산권(IP) 절대강자의 면모를 확인한 엔씨소프트도 초대형 신작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7일 서울 강남구 더라움에서 ‘엔씨 미디어데이 디렉터스 컷’을 개최하고 신작 ‘프로젝트TL’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TL. /사진제공=엔씨소프트
프로젝트 TL.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측은 “프로젝트TL은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리니지라는 모토로 개발 중인 게임”이라며 “오픈월드와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경이 특징”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탑을 부숴 몬스터를 처치하고 계단을 파괴해 진로를 막는 등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아 차기작품 시연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차기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지스타는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프로젝트TL의 결과물은 해를 넘겨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배그, 4분기 게임전쟁 가세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대한민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도 신작을 공개하면서 가을대전에 가세했다. 넷마블이 가장 집중하는 게임은 오는 28일 출시를 앞둔 ‘테라M’이다. 모바일게임에 강점을 지닌 넷마블이 자사의 핵심IP인 테라를 모바일버전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테라M은 최근 인기 장르로 급부상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다양한 캐릭터와 화려한 그래픽, 논타켓팅·연계기 콤보 등을 비롯한 조작성, 정통 파티플레이와 압도적인 규모의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이번 지스타 2017에도 출품되는 테라M은 약 260석 규모의 넷마블 시연대에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사전예약자가 150만명을 넘은 만큼 많은 게이머가 넷마블 부스에서 테라M을 체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정현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테라M에 쏟아지는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모바일 MMORPG의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핫겜’ 배틀그라운드도 4분기 중 출시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얼리억세스(유료사전테스트) 버전으로만 1800만장을 판매하면서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떠올랐다. 배틀그라운드의 정식출시일은 당초 지난 10월이었으나 최적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가 고사양 게임인 만큼 최적화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출시되면 배틀그라운드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게임대전 '기대'

올해도 게임업계는 엄청난 게임을 양산했다. 하지만 대부분 모바일플랫폼에 편중된 데다 비슷한 콘텐츠로 구성돼 게이머들에게 외면받았다. 특히 최근 대세장르인 MMORPG의 경우 캐릭터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자동조작’ 방식이 도입돼 게임이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실정이다.

출시를 앞둔 하반기 신작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의 본연에 충실한 콘텐츠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플랫폼의 다양화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평소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김경섭씨(33·남)는 “오토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MMORPG는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입장에서 반갑지 않다”며 “어서 신작이 출시돼 다양한 게임 장르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4호(2017년 11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