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옷 갈아입은 '모범생', 토요타 캠리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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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캠리 하이브리드 주행장면.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토요타 차는 무난하다는 평이 많다. 크게 튀지 않으면서 딱히 단점을 꼬집어 흠잡기 어려운 데다 내구성과 서비스도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평을 받는 토요타브랜드 내에서도 가장 무난한 평가를 받는 건 ‘캠리’다.
머리에 쓰는 ‘관’을 뜻하는 일본어 ‘간무리’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이름의 차 ‘캠리’는 1980년 1세대가 출시됐고 현재 10세대가 판매 중이다. 국내엔 2009년 가을, 8세대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런칭과 함께 소개됐고 9세대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발효에 힘입어 북미공장에서 생산된 차를 들여온 수입선다변화 전략의 대표 차종으로 꼽혔다. 이어 지난 10월 10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10세대 캠리는 9세대와 달리 일본에서 만든 것을 들여온다. 오랜 시간 배를 타고 건너오며 품질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 한·미FTA의 개정이 논의되며 관세율이 달라질 가능성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가격은 구형보다 소폭 인상됐다.
지난달 한국토요타는 신형 캠리가 상품성이 많이 개선된 만큼 어떤 부분이 바뀌었고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해달라며 시승행사를 열었다. 인상된 가격보다 제품경쟁력을 봐달라는 것.
고영선 한국토요타 이사는 “기분 좋은 경쾌한 드라이빙과 편안한 시트가 특징”이라며 “모든 건 타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 달라졌기에…
이날 시승행사에는 일본 본사에서 특별한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캠리의 설계부터 제품기획까지 관여한 토루 후쿠시마 캠리 프로젝트매니저.
그에 따르면 신형 캠리는 구형보다 엔진 후드 높이가 40㎜, 차 지붕의 높이는 25㎜ 낮아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앞·뒤 시트 위치를 49㎜ 뒤로 옮기면서 앞 22㎜, 뒤 30㎜ 낮췄다. 전반적으로 무게중심을 낮추려 노력한 것.
이 같은 저중심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다리꼴 언더그릴을 설치했다. 말 그대로 낮고 넓어 보이는 ‘와이드&로우’ 디자인을 지녔다. 하지만 커다란 그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는 쪽과 다소 지나쳐서 부담스럽다는 의견. 다만 실제로 볼 때가 사진보다 낫다는 건 공통된 평이다.
사이드미러도 차체가 아니라 도어에 설치한 것도 변화다. 시야가 넓어져 사각지대를 줄이면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아울러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 하부의 ‘언더바디커버’ 적용면적을 늘렸다.
가솔린 모델에 적용된 2.5리터엔진은 최고출력 207마력(ps, @6600rpm), 최대토크 24.8㎏.m(@5000rpm)의 힘을 낸다. 이와 맞물리는 건 다이렉트 시프트 8단 자동변속기. 새로운 기어열과 토크컨버터를 조합, 록업 클러치의 적용 범위를 전 변속영역으로 확대, 직결감을 강조했다.
그 결과 복합연비는 리터 당 12.3㎞, 고속도로에서는 리터 당 14.9㎞로 늘어난다. 연료탱크 용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49.3리터지만 가솔린모델은 60.6리터. 타이어는 235/45R18 규격이며 새로운 디자인의 18인치 휠이 적용됐다.
◆달려보니 반전매력
새로운 캠리는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단정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차분한 느낌이 든다. 엔진 후드가 낮아지고 인스트루먼트패널도 구형보다 크기를 줄여 운전자의 시야확보를 돕는다. 또 각종 기능을 조작하는 것도 적응이 쉽다. 터치스크린으로 통합하는 대신 일부 버튼을 남겨놓은 점은 높은 연령대 운전자에게 도움이 된다. 요새는 많이 사라지는 추세인 CD플레이어도 센터페시아에 당당히 모습을 유지했다.
실내 마감은 꼼꼼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의 소재는 원가절감의 흔적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주행 느낌은 반전매력이 있다. 전반적으로 꽤 부드러웠다. 구형보다 더 부드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좌우로 뒤뚱거릴 때나 상하로 출렁일 때 움직임은 기분나쁘지 않다. 부드럽게 휘면서도 불필요한 움직임은 잘 억제됐다.
부드러움이 강조되다 보니 강하게 몰아붙이면 쉽게 자세를 잃을 거라 예상했지만 터프하게 몰아붙이면 그 또한 차가 웬만큼 받아준다. 가속할 때는 중속 이상에서 느낌이 특히 좋고 굽은 길에서는 꽤 끈질기게 자세를 유지한다. 이 같은 세팅은 운전자가 차의 한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캠리의 개발목표는 기존 차보다 좋은 차, 경쟁차보다 좋은 차다. 승차감과 운전의 즐거움, 연비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를 위해 4개 엔진마운트 위치를 바꾸고 여러 부분의 튜닝을 섬세하게 마쳤다.
동급 최다 수준의 10개 에어백시스템도 특징. 앞좌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에어백까지 더 갖췄다.
뒷좌석은 공간이 충분하고 주행소음도 크지 않다. 1열 센터콘솔 뒤편에는 USB충전단자 2개가 설치돼 최근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비했다. 이외 특별한 편의장비는 없다. 이 같은 공간과 무난한 승차감이라면 뒷좌석 햇빛가리개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토요타 세이프티센스(TSS)도 적용됐다. 차선이탈이 감지되면 스티어링에 힘을 가해 더 돌아가지 않도록 버티며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사고가 예견될 때 스스로 제동하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PCS)도 탑재됐다. PCS는 시속 15㎞ 수준으로 작동되며 시속 15㎞ 이하에서 완전히 멈출 수 있다. 어디까지나 안전 ‘보조’ 장비다.
사실 캠리는 엄청나게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차가 아니다. 엄청난 주행성능과 우렁찬 배기음, 입이 떡 벌어지는 최첨단 기능을 갖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딱히 불편한 것도 없다. 공간이 좁거나 핸들링이 불안하다거나 쉽게 질리는 실내디자인도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징은 점점 더 감성에 호소하는 경쟁차의 자극에 비하면 불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토요타는 신형 캠리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외관디자인으로 차별점을 꾀했다. 두툼하고 넓적한 그릴, 화려한 눈화장으로 멀리서도 눈에 띄도록 만들었다. 뒷모양도 꽤 스포티하다. 얌전함의 대명사 렉서스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얼굴 디자인으로 변경한 다음 판매량이 늘어난 점을 고려한 것이다.
머리에 쓰는 ‘관’을 뜻하는 일본어 ‘간무리’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이름의 차 ‘캠리’는 1980년 1세대가 출시됐고 현재 10세대가 판매 중이다. 국내엔 2009년 가을, 8세대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런칭과 함께 소개됐고 9세대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발효에 힘입어 북미공장에서 생산된 차를 들여온 수입선다변화 전략의 대표 차종으로 꼽혔다. 이어 지난 10월 10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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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캠리와 토요타 코리아 강대환 세일즈&마케팅 이사.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그런데 10세대 캠리는 9세대와 달리 일본에서 만든 것을 들여온다. 오랜 시간 배를 타고 건너오며 품질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 한·미FTA의 개정이 논의되며 관세율이 달라질 가능성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가격은 구형보다 소폭 인상됐다.
지난달 한국토요타는 신형 캠리가 상품성이 많이 개선된 만큼 어떤 부분이 바뀌었고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해달라며 시승행사를 열었다. 인상된 가격보다 제품경쟁력을 봐달라는 것.
고영선 한국토요타 이사는 “기분 좋은 경쾌한 드라이빙과 편안한 시트가 특징”이라며 “모든 건 타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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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대 캠리의 모습.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어떤 점 달라졌기에…
이날 시승행사에는 일본 본사에서 특별한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캠리의 설계부터 제품기획까지 관여한 토루 후쿠시마 캠리 프로젝트매니저.
그에 따르면 신형 캠리는 구형보다 엔진 후드 높이가 40㎜, 차 지붕의 높이는 25㎜ 낮아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앞·뒤 시트 위치를 49㎜ 뒤로 옮기면서 앞 22㎜, 뒤 30㎜ 낮췄다. 전반적으로 무게중심을 낮추려 노력한 것.
이 같은 저중심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다리꼴 언더그릴을 설치했다. 말 그대로 낮고 넓어 보이는 ‘와이드&로우’ 디자인을 지녔다. 하지만 커다란 그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는 쪽과 다소 지나쳐서 부담스럽다는 의견. 다만 실제로 볼 때가 사진보다 낫다는 건 공통된 평이다.
사이드미러도 차체가 아니라 도어에 설치한 것도 변화다. 시야가 넓어져 사각지대를 줄이면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아울러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 하부의 ‘언더바디커버’ 적용면적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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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캠리의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
가솔린 모델에 적용된 2.5리터엔진은 최고출력 207마력(ps, @6600rpm), 최대토크 24.8㎏.m(@5000rpm)의 힘을 낸다. 이와 맞물리는 건 다이렉트 시프트 8단 자동변속기. 새로운 기어열과 토크컨버터를 조합, 록업 클러치의 적용 범위를 전 변속영역으로 확대, 직결감을 강조했다.
그 결과 복합연비는 리터 당 12.3㎞, 고속도로에서는 리터 당 14.9㎞로 늘어난다. 연료탱크 용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49.3리터지만 가솔린모델은 60.6리터. 타이어는 235/45R18 규격이며 새로운 디자인의 18인치 휠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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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캠리의 18인치 휠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달려보니 반전매력
새로운 캠리는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단정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차분한 느낌이 든다. 엔진 후드가 낮아지고 인스트루먼트패널도 구형보다 크기를 줄여 운전자의 시야확보를 돕는다. 또 각종 기능을 조작하는 것도 적응이 쉽다. 터치스크린으로 통합하는 대신 일부 버튼을 남겨놓은 점은 높은 연령대 운전자에게 도움이 된다. 요새는 많이 사라지는 추세인 CD플레이어도 센터페시아에 당당히 모습을 유지했다.
실내 마감은 꼼꼼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의 소재는 원가절감의 흔적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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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캠리 주행장면.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주행 느낌은 반전매력이 있다. 전반적으로 꽤 부드러웠다. 구형보다 더 부드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좌우로 뒤뚱거릴 때나 상하로 출렁일 때 움직임은 기분나쁘지 않다. 부드럽게 휘면서도 불필요한 움직임은 잘 억제됐다.
부드러움이 강조되다 보니 강하게 몰아붙이면 쉽게 자세를 잃을 거라 예상했지만 터프하게 몰아붙이면 그 또한 차가 웬만큼 받아준다. 가속할 때는 중속 이상에서 느낌이 특히 좋고 굽은 길에서는 꽤 끈질기게 자세를 유지한다. 이 같은 세팅은 운전자가 차의 한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캠리의 개발목표는 기존 차보다 좋은 차, 경쟁차보다 좋은 차다. 승차감과 운전의 즐거움, 연비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를 위해 4개 엔진마운트 위치를 바꾸고 여러 부분의 튜닝을 섬세하게 마쳤다.
동급 최다 수준의 10개 에어백시스템도 특징. 앞좌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에어백까지 더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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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뒷좌석.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뒷좌석은 공간이 충분하고 주행소음도 크지 않다. 1열 센터콘솔 뒤편에는 USB충전단자 2개가 설치돼 최근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비했다. 이외 특별한 편의장비는 없다. 이 같은 공간과 무난한 승차감이라면 뒷좌석 햇빛가리개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토요타 세이프티센스(TSS)도 적용됐다. 차선이탈이 감지되면 스티어링에 힘을 가해 더 돌아가지 않도록 버티며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사고가 예견될 때 스스로 제동하는 긴급제동보조시스템(PCS)도 탑재됐다. PCS는 시속 15㎞ 수준으로 작동되며 시속 15㎞ 이하에서 완전히 멈출 수 있다. 어디까지나 안전 ‘보조’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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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인테리어.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사실 캠리는 엄청나게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차가 아니다. 엄청난 주행성능과 우렁찬 배기음, 입이 떡 벌어지는 최첨단 기능을 갖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딱히 불편한 것도 없다. 공간이 좁거나 핸들링이 불안하다거나 쉽게 질리는 실내디자인도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특징은 점점 더 감성에 호소하는 경쟁차의 자극에 비하면 불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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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앞모양. /사진=한국토요타 제공 |
토요타는 신형 캠리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외관디자인으로 차별점을 꾀했다. 두툼하고 넓적한 그릴, 화려한 눈화장으로 멀리서도 눈에 띄도록 만들었다. 뒷모양도 꽤 스포티하다. 얌전함의 대명사 렉서스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얼굴 디자인으로 변경한 다음 판매량이 늘어난 점을 고려한 것이다.
탄탄한 기본기는 유지하면서 기존과 확 달라진 겉모양으로 돌아온 모범생 캠리. 시장에서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하이브리드 모델과 함께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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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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