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마케팅 딜레마’에 빠진 카드사
서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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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가 ‘마케팅 딜레마’에 빠졌다.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지만 실적이 갈수록 악화돼서다. 마케팅 비용 중엔 부가서비스 비용이 상당부분 차지한다. 즉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 부가서비스를 강화해야 하지만 수익 악화로 딜레마에 빠졌다.
카드업계는 자사고객 유지를 위해서라도 마케팅 비용을 쉽사리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신용카드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타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킨게임’ 양상도 보인다. 거꾸로 보면 자사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실적 악화 현실화… 전망은 더 어두워
17일 카드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 3분기(7~9월) 순익은 41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46억원) 대비 20% 줄었다. 특히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순익이 일제히 떨어졌다.
카드업계는 3분기 실적악화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본다. 정부는 지난 8월 카드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0.8%)·중소(1.3%)가맹점 범위를 확대했다. 영세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확대됐다. 카드사는 올해 3500억~4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내년 중 가맹점수수료율이 더 인하될 것으로 점쳐져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맹점수수료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가맹점수수료율 적격비용을 새로 산출하는데 수수료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올라가 카드사의 조달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또 내년 2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현행 연 27.9%→연 24.0%)되면 카드사는 대출금리를 낮춰야 해 수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은 줄이지 못한다, 왜?
이처럼 카드사는 비용을 줄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케팅비용을 감축하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비용은 오히려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 마케팅비용엔 광고비용은 물론 포인트·캐시백·할인·무이자할부·항공마일리지 등 카드회원에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비용도 포함된다.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부가서비스 비용을 쉽사리 줄이기 힘든 상황이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국내 신용카드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카드 이용액은 늘지만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며 "성장폭이 작다보니 카드사의 수익성도 저하되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이 정체됐다는 걸 의미하는데 카드사로선 ‘집토끼’(자사 고객)를 지키고 ‘산토끼’(타사 고객)를 잡으려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과거엔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현재는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당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객 수가 크게 늘지 않으니 실적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는 수익악화가 지속되지만 마케팅비용은 크게 늘리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는 올 상반기(1~6월) 마케팅비용으로 총 2조7082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이들 카드사의 전체 수익(8조7975억원) 가운데 마케팅비용이 30.8%를 차지한다. 수익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은 2015년 27%, 지난해 29.1%로 증가세다.
◆“카드대출 수익 늘릴 수밖에”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인다고 지적한다. 포화상태인 카드시장에서 타사 고객을 무리하게 끌어들이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인다는 것.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초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회원 부가서비스를 크게 늘리려 해도 당국이 과다경쟁 유발을 우려해 약관심사를 내지 않는다. 또 서비스비용을 줄이고 싶어도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당국이 막는다”며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이 증가세인 건 과거와 달리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엔 부가서비스 비용이 상당부분 차지한다. 그런데 마케팅비용이 과도하다고 하는 건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데 이미 가맹점수수료율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손실을 보전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카드사로선 신사업 확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결국 금융판매(카드대출) 수익을 늘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카드업계는 자사고객 유지를 위해서라도 마케팅 비용을 쉽사리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신용카드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타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킨게임’ 양상도 보인다. 거꾸로 보면 자사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실적 악화 현실화… 전망은 더 어두워
17일 카드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 3분기(7~9월) 순익은 41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46억원) 대비 20% 줄었다. 특히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순익이 일제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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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카드업계는 3분기 실적악화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본다. 정부는 지난 8월 카드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0.8%)·중소(1.3%)가맹점 범위를 확대했다. 영세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2억~3억원에서 3억~5억원으로 확대됐다. 카드사는 올해 3500억~4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내년 중 가맹점수수료율이 더 인하될 것으로 점쳐져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맹점수수료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가맹점수수료율 적격비용을 새로 산출하는데 수수료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올라가 카드사의 조달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또 내년 2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현행 연 27.9%→연 24.0%)되면 카드사는 대출금리를 낮춰야 해 수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은 줄이지 못한다, 왜?
이처럼 카드사는 비용을 줄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케팅비용을 감축하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비용은 오히려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 마케팅비용엔 광고비용은 물론 포인트·캐시백·할인·무이자할부·항공마일리지 등 카드회원에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비용도 포함된다.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부가서비스 비용을 쉽사리 줄이기 힘든 상황이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국내 신용카드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카드 이용액은 늘지만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며 "성장폭이 작다보니 카드사의 수익성도 저하되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이 정체됐다는 걸 의미하는데 카드사로선 ‘집토끼’(자사 고객)를 지키고 ‘산토끼’(타사 고객)를 잡으려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과거엔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현재는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당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객 수가 크게 늘지 않으니 실적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는 수익악화가 지속되지만 마케팅비용은 크게 늘리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는 올 상반기(1~6월) 마케팅비용으로 총 2조7082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이들 카드사의 전체 수익(8조7975억원) 가운데 마케팅비용이 30.8%를 차지한다. 수익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은 2015년 27%, 지난해 29.1%로 증가세다.
◆“카드대출 수익 늘릴 수밖에”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인다고 지적한다. 포화상태인 카드시장에서 타사 고객을 무리하게 끌어들이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인다는 것.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초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회원 부가서비스를 크게 늘리려 해도 당국이 과다경쟁 유발을 우려해 약관심사를 내지 않는다. 또 서비스비용을 줄이고 싶어도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당국이 막는다”며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이 증가세인 건 과거와 달리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엔 부가서비스 비용이 상당부분 차지한다. 그런데 마케팅비용이 과도하다고 하는 건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데 이미 가맹점수수료율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손실을 보전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카드사로선 신사업 확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결국 금융판매(카드대출) 수익을 늘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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