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녹십자·광동제약이 올해도 연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며 2년 연속 제약업계 ‘빅3’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수백개의 제약사가 난립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국적 제약사(48개)까지 가세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이룬 쾌거다. 이들의 최상위권 수성 동력은 무엇일까. 


◆유한양행, 비리어드 등 처방약부문 탄탄


유한양행은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조849억원(영업이익 782억원)으로 2014년(1조174억원)부터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확정했다. 2015년 한미약품(1조3175억원)에 내줬던 업계 선두 자리를 지난해 탈환한 뒤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유한양행의 호실적 행진은 주력제품인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등 처방약부문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비리어드가 1174억원, 트라젠타가 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4.5% 증가했다.


유한양행 전체 매출의 72%(7810억원)를 차지하는 약품사업부문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외사업부문에서도 에이즈치료중간체와 항생제 원료의약품 수출로 203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비용으로 3분기까지 727억원을 투자하며 합성신약(종양, 변비, 수술후장폐색증), 개량신약(고혈압, 당뇨·고지혈, 고지혈·고혈압복합제), 바이오신약(비알코올성지방간, 종양)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약품사업부문은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품하고 기존 품목을 육성해 시장점유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품목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 해외 라이선싱 강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통해 미래성장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연구활동의 전략적 네트워크 강화로 국내외 유망 벤처기업, 대학과 공동연구개발 및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의약연구분야의 허브로 발전해 나가도록 관계 확대에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머니S토리] 유한·녹십자·광동… '매출 1조' 동력은?


◆녹십자, 혈액제제·백신제제 쌍끌이

녹십자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9916억원(영업이익 902억원)으로 2015년(1조478억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된다. 이는 주력제품인 혈액제제와 백신제제의 실적 호조와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결과다.


안정적 국내기반과 수출 증가로 녹십자의 고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 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인 PAHO에 독감 및 수두백신, 남반구용 독감백신 수주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브라질정부 의약품 입찰에서 면역결핍치료제 ‘IVIG-SN’ 수주에도 성공했다. 해당 수주에 대한 실적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녹십자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3분기까지 R&D비용으로 매출의 10.5%에 달하는 863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부터 10%대 R&D투자 비중을 유지하며 최근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3분기에만 PCT특허출원 포함 해외특허출원 15건을 제출했고 국내외 5건의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안정된 국내 기반과 해외수출 확대로 단계적으로 실적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으로 도약의 밑거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 음료·생수영업부문 강세 지속 

지난해 매출 1조564억원(영업이익 443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광동제약은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 8634억원(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전문의약품분야에서 GSK ‘프리토’, ‘박사르’ 유통 등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고 ‘우황청심원’ 등 일반의약품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강점인 음료부문에서 ‘옥수수수염차’, ‘헛개차’의 지속적 성장 속 신제품 ‘야왕’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소매용 판권을 또 다시 획득한 ‘삼다수’도 영업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제약과 음료의 균형 성장을 통해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광동제약 측의 설명과 달리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삼다수’(1538억원), ‘비타500’(727억원), ‘옥수수수염차’(441억원), ‘헛개차’(314억원) 등 음료·생수영업부문 비중이 57.3%, 유통 등 기타 부문이 23.5%로 본업 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커 ‘무늬만 제약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R&D투자도 소극적이다. 상위권 제약사 대다수가 매출의 6~20%를 R&D에 쏟아부으며 신약개발에 한창이지만 광동제약은 3분기까지 R&D비용이 45억원으로 매출의 0.9%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