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도 나름의 변화가 필요하다.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게 콘텐츠를 채우고 비워내는 과정이 필요하기 마련. 광장시장 '박가네빈대떡'이 2호점을 기획하고 만들어낸 이유다. 

◆ 빈대떡으로 유명한, 3대째 운영해온 노포
광장시장은 과거부터 푸짐한 먹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빈대떡·육회·마약김밥 등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인지도가 높으며, 그 인기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00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또한 꾸준한 편. 따라서 광장시장 내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운영해온 식당이 다수다.

/ 월간 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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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네빈대떡' 또한 광장시장에서만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 시장 안의 작은 노점으로 시작해 할머니부터 현 추상미 대표에 이르기까지 3대를 이어 운영해온 빈대떡 전문점이다. 간판도 없던 노점에서 429㎡(130평) 규모 대형 매장으로 변화해온 과정에는 광장시장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메뉴 구성을 보면, 빈대떡(5000원)과 해물·고기 빈대떡(8000원)을 주 메뉴로 각종 전·분식류, 육회·탕·안주류에 이르기까지 20~30여 가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특히 빈대떡의 경우, 이곳 빈대떡을 먹기 위해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백녹두를 맷돌에 직접 갈아 만들기 때문에 식감이 우수하며, 온도가 다른 세 가지 불판에 옮겨가며 굽는다는 것이 특징.

◆ '박가네빈대떡'의 아이덴티티 강화, ‘박가네 삼합’으로 차별화

지난해 8월에는 시장 내 다른 건물에 231㎡(70평) 규모의 '박가네빈대떡' 2호점을 오픈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시장 빈대떡집 답지 않은 세련된 콘셉트. 

추상미 대표는 “규모가 더 큰 매장, 매출이 더 높은 매장을 만들기에 급급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보단 브랜딩에 대한 욕심이 컸죠. 광장시장 역사와 '박가네빈대떡'의 아이덴티티를 좀더 구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싶었어요”라며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심플한 내·외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불필요한 기둥이나 구조물을 최대한 걷어냈을 뿐만 아니라 철골·석재 등 내부 자재를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미니멀한 건축 양식을 택했다. 내부 인테리어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여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P.O.P. 또한 매장이 너무 혼잡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만 적절하게 활용했다.

1호점과의 차별화를 주기 위해 메뉴 구성 또한 재단장했다. 인기 메뉴인 빈대떡은 그대로지만, 이곳만의 특색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 ‘빈대떡 삼합(2만원)’을 추가했다. 빈대떡 삼합은 바삭한 빈대떡과 차가운 편육, 그리고 서산 어리굴젓을 곁들여먹는 메뉴. 독특한 식감으로 선호도가 높으며 어리굴젓의 경우 별도 포장 판매까지 이루어질 정도로 높은 상품력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기존 육회 메뉴를 육회·육회탕탕이·육회비빔밥 등 3종으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불고기빈대떡, 치즈빈대떡 등 젊은 고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신메뉴 또한 꾸준히 구상 중이다.

◆ 퀄리티 유지에 주력, ‘박가네 막걸리’ 등 PB 상품 개발할 것

현재 '박가네빈대떡' 2호점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규모 차이가 있는 만큼 총 매출규모는 1호점보다 적지만, 주말 매출은 거의 비슷하거나 더 많다. 깔끔한 인테리어로 관광객이나 외국 바이어 등을 접대하는 장소로도 선호도가 높으며, 방문 연령대 또한 1호점에 비해 다소 젊은 편이다.


한편, 추상미 대표는 로드 상권에 추가 매장을 개설하거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은 없다. 확장보다는 꾸준한 운영·관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박가네빈대떡' 2호점 콘셉트를 차근차근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박가네’ 이름을 단 막걸리도 생산한다. 올 하반기 내로 2호점 내, 16.5㎡(5평) 규모의 소규모 양조장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막걸리에 관해 심도 있게 공부, 주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으며 현재 빈대떡과 어울리는 막걸리 생산의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향후 판매 수요에 따라 PB 상품으로까지 연계, 다양한 채널로 브랜드에 대해 알릴 예정이라고. 이와 같은 계획들은 '박가네빈대떡'이 향후 가고자 하는 방향, 운영상의 목표와 지향점 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요소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