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과부거미. /사진=이용득 의원실
서부과부거미. /사진=이용득 의원실

붉은불개미보다 12배 강한 독성을 가진 북아메리카 독거미가 대구에서 국내 처음 발견됐다.

앞서 지난 17일 내륙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붉은불개미가 대구에서 발견돼 검역당국의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일 대구 전투비행단 군부대 안에서 미국산 탄약을 하역하던 중 ‘서부과부거미’ 암컷으로 추정되는 외래종 거미 1마리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거미는 밀폐된 컨테이너 밖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과부거미는 독거미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사인분류(ICD)에 ‘접촉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성이 있는 종’으로 분류됐다.

최근 대구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1kg의 동물을 죽이는데 필요한 독(반수치사량)이 8mg인데, 이 독거미는 0.64mg/kg으로 알려졌다. 반수치사량은 낮을수록 독성이 강하다.


70㎏의 성인 남성도 서부과부거미의 독 45㎎만 있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거미에 물리면 통증, 경련, 근육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과민한 사람은 치사량에 미치지 못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 거미는 ‘위해우려종’ 지정에서 빠져 있다.

검역당국은 같은 과부거미속에 포함된 종 가운데 ‘붉은등거미’, ‘지중해과부거미’ 등 2종만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수입이나 반입 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관계자는 “반수치사량만으로 독성의 강함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서부과부거미는 붉은불개미보다 독성이 강한 것은 맞다”며 “위해우려종에 대한 검역시스템의 부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수정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