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EPL 26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시즌 15호골 득점에 성공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사진 로이터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EPL 26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시즌 15호골 득점에 성공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사진 로이터

손흥민의 뜨거운 득점 감각이 매주 잉글랜드 무대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복귀 후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강철 체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주축 선수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가 부상으로 결장 중인 상황이어서 손흥민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컸다. 

이번 레스터 시티전서 하프라인 부근 단독 돌파 후 쐐기골을 넣은 손흥민은 어느덧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호 골을 기록하면서 폴 포그바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8위에 올랐다. 여기에 해당 득점은 시즌 15번째 득점으로 본인의 시즌 최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라운드까지 0골 → 13라운드부터 11골 ‘대반전’

지난 시즌 53경기 동안 18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한 시즌 공격포인트 30개에 근접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은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다. 비록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서 탈락했으나 손흥민은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월드컵 이후에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10월 A매치 일정까지 마무리한 뒤 공식 인터뷰 자리서 이례적으로 “지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연이어 경기에 나섰던 손흥민은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많은 팬의 우려를 샀다. 개막 후 무득점 경기는 어느새 10경기까지 이어졌다. 교체 출전했던 리그 12라운드 기준으로 손흥민이 올린 득점 개수는 ‘0’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첼시전에서 리그 첫 득점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기록한 골은 손흥민이 약 50m를 단독 질주한 뒤 첼시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까지 제치며 골망을 흔든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이 골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선정 2018-2019시즌 ‘EPL 11월 최고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막힌 혈’을 뚫은 손흥민은 거침없는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에만 7골 3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한때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선정한 ‘EPL 파워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력한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양발을 이용한 뛰어난 득점력은 물론, 지난 시즌보다 더 개선된 ‘오프 더 볼’ 능력과 패싱력을 선보이며 잉글랜드 무대를 호령했다.


새해 들어서도 활약을 이어간 손흥민은 지난달 중순 아시안컵 일정을 치르면서 그의 상승세가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복귀 후 왓포드전부터 레스터 시티전까지 3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다시 득점행진에 돌입했다. 손흥민이 첼시전을 포함해 리그 13경기서 올린 기록은 무려 11골 4도움에 달한다. 해당 기간 페널티킥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기록의 ‘순도’도 높았다. 팀이 3연패 위기에 빠졌던 왓포드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했으며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팀의 결승골을 넣었다.

시즌 일정의 약 1/3이 남은 가운데 어느덧 총 15골 7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 지금 기세를 이어가면서 이번 시즌을 최고의 시기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사진=로이터
시즌 일정의 약 1/3이 남은 가운데 어느덧 총 15골 7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 지금 기세를 이어가면서 이번 시즌을 최고의 시기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사진=로이터

◆시즌 최다 골·공격 포인트 경신하고 역대 최고 시즌 보낼까

레스터 시티전까지 15골 7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제 개인 시즌 최다 득점 및 공격 포인트를 노리고 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6-2017시즌의 21골과 2017-2018시즌의 29개 공격 포인트이며 리그로 범위를 한정하면 각각 14골과 20개(모두 2016-2017시즌)다.


현재 손흥민의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토트넘이 리그 12경기를 포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 등 최소 14경기를 남겨둔 상태인 만큼 기록 경신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EPL 26라운드까지 손흥민의 90분당 공격 포인트 기록은 무려 1.06개에 달한다. 리그 내에서 최근 연이어 해트트릭을 작성 중인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1.23개)만이 손흥민을 앞서고 있다. 최근 손흥민이 대부분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그동안의 기록만 놓고 본다면 14개의 공격 포인트 추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득점 페이스도 토트넘 입단 후 가장 좋다. 총 21골과 18골을 넣었던 2016-2017시즌과 2017-2018시즌에는 해당 시즌 이듬해 1월까지 11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같은 기간 13골을 성공시켰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기복’도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손흥민은 11월 이후 선발로 나선 14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지난해 12월 FC 바르셀로나전과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 단 두차례에 불과했다.

한편 손흥민의 거침없는 활약에 현지 언론들도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탄 11월 이후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9일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리그에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에 관여한 선수는 없다. 토트넘의 엄청난 반전에는 손흥민이 있었다”며 손흥민의 최근 활약상을 조명했다.

매체의 언급처럼 해당 기간 모하메드 살라(11골 4도움)만이 손흥민과 동률을 이뤘다. 그 뒤에 폴 포그바(8골 5도움), 그리고 마커스 래시포드(7골 5도움)와 아구에로(9골 2도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과 달리 손흥민이 약 2주간 치렀던 아시안컵 일정을 감안했을 때 그 활약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EPL 공식 랭킹 9위에 진입했다. 지난 시즌에도 아시아인 최초로 최종 랭킹 10위에 오르며 사무국으로부터 활약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손흥민은 2년 연속 ‘EPL TOP 10’ 등극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본인의 기록 경신까지 이뤄내 최고의 시즌으로 마무리한다면 손흥민은 명실상부 EPL를 대표하는 윙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