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부지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현장. /사진=채성오 기자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부지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현장. /사진=채성오 기자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증축이 난관에 부딪혔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각’에 이어 경기도 용인시에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립이 일부 주민 반대와 용인시청의 행정처리 지연 등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머니S>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부지로 알려진 용인 공세동 일대(약 14만9633㎡)를 방문해 관련 추진 상황과 주변 이해관계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추적했다. <편집자주>


[네이버 데이터센터 미스터리-①] 네이버와 주민 간 엇갈린 주장

지난달 24일 머니S는 용인시 공세동 대주피오레 아파트2단지를 찾았다. 최근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을 두고 논란이 된 곳이다. 주민들은 유해시설이 아파트단지와 공세초등학교 사이에 생긴다는 이유로 설립을 반대하는 한편 네이버 측은 국내외 여러지역에도 주거단지와 학교에 인접한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유해시설과 거리가 멀다고 맞섰다. 해당 지자체인 용인시청과 지역 의원들도 공세동 데이터센터 이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찬반 갈등 속 내막은?

<머니S>는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로 예정된 공세동 대주피오레 2단지 인근 부지는 노인복지주택과 요양병원사업을 위해 태원그룹과 보바스 병원 및 개인 사업자가 소유했던 땅이다.


해당 부지는 노인복지주택 용도로 2008년 인가가 시작됐으나 미분양됐고 점차 사업성이 떨어져 공매를 통해 OSB저축은행에 매각됐다. 네이버는 OSB저축은행으로부터 2017년 해당 부지를 매입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이 사업권 소송을 진행했다. 결국 지난해 8월 네이버는 긴 법정공방을 끝내고 예정대로 데이터센터 설립을 다시 추진했다.

별 탈 없이 진행될 것 같았던 사업은 네이버 승소 후 갑작스런 일부 주민의 반대로 첫삽도 못 뜨는 상황이 이어졌다.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지역가치가 상승하고 일자리가 창출을 기대하는 주민들과 오염물질로 인해 공세초등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반대하는 학부모도 존재한다.


네이버 데이터 설립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후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이 퍼질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며 “주거단지와 초등학교 사이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주민들과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반대 주민 일부가 조직적으로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공세동 대주피오레 2단지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아파트 하자보수금과 관련이 있다”며 “당초 데이터센터 찬성하던 일부 주민이 돌아선 것도 이런 이유”라고 귀띔했다.

대주피오레 2단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알아보기 위해 용인시에 위치한 부동산을 찾았다. 부동산 관계자는 “공세동은 2005년 지역균형발전 관련법에 의해 개발된 지역”이라며 “대주그룹이 자회사인 지에스건설과 대주건설을 통해 2006년 용인 공세동에 공세 피오레 1단지(710가구)와 2단지(1290가구) 등 2000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미분양되고 반값 할인에도 끝내 부도처리가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주민 반대집회 현장. /사진=대주피오레 입주민 제보
네이버 데이터센터 주민 반대집회 현장. /사진=대주피오레 입주민 제보
취재 결과 지에스건설이 아파트와 용지를 신탁회사에 넘기면서 대주피오레 2단지에 50억~60억원의 하자보수비용이 존재하며 분양 피해자 일부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 B씨는 “하자보수비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던 이들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위원회를 갖추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 집회가 열렸다”며 “네이버와 협상을 통해 보상비용을 받아내면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하자보수비에 접근하기 용이한 주민대표 자리에 입후보한다는 소식도 들린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11월에는 대주피오레 1단지 인근에 유통단지 지정을 처리한 후 코스트코가 들어올 당시에도 보상비용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분쟁 현장을 목격했던 용인 소재 경찰서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반대하는 일부 주민을 회유하기 위해 코스트코가 별도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적 영향력 개입됐나?

주민 찬반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용인시도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해당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산단) 지정을 위한 물량심사 신청을 진행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일부 주민의 민원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에 소극적인 이유가 정치적 논리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백군기 용인시장이 전임 시장의 치적 사업에 소홀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코스트코 설립과 아모레퍼시픽 산단 조성 철수과정에서 이런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3월 경기도 및 용인시와 뷰티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 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약 163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월 사업을 철수했다. 반면 백 시장이 추진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유치사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용인시, 지역주민, 네이버 등 이해관계자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중요성이 부각된 클라우드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네이버 데이터설립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