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토끼와 거북을 만나다, 사천 비토섬
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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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안해안도로에서 본 일몰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사천시) |
그런데 비토섬에서 만나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토끼와 거북이 다시 뭍으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급변한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렸는데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였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목숨을 끊고 만다. 한편 토끼의 아내는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오른 곳은 월등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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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섬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이 조형물. /사진=한국관광공사 |
◆토끼가 뛰어오른 ‘월등도’
비토섬에 전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만났으니 이제 비토섬을 천천히 둘러보자. 곤양 IC에서 남쪽으로 서포면 소재지를 지나면 비토교와 거북교를 건너 비토섬에 들어선다. 비토교는 1992년 개통한 연륙교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삼천포항으로 배편이 운항했지만 다리가 개통하면서 차로 사천과 삼천포를 오간다.
먼저 월등도로 가자. 월등도 입구 하봉마을에는 토끼와 거북 조형물과 비토섬의 전설을 새긴 안내판이 있다. 월등도는 조수 간만의 차로 하루 두 번 길이 열리기 때문에 미리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썰물이 되면 월등도를 사이에 둔 바다는 거대한 갯벌로 변한다. 바지락과 굴을 캐는 풍경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섬의 풍취를 더한다. 월등도에서 토끼섬 입구까지 도로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현재 토끼섬에도 해안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바다 쪽으로 토끼섬과 거북섬이 솟았고 사천만 바다 건너편으로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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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 번 드러나는 비토섬 갯벌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사천시)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자연주의 캠핑을 추구하는 곳이다. 캠핑장 내로 자동차를 가져갈 수 없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고,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카트로 짐을 날라준다.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둘러볼 수 있다. 일반 캠핑 데크와 글램핑 시설을 고루 갖췄으며 캠핑장 이름이 토끼, 자라, 용왕, 용궁이라 <별주부전>을 연상케 한다. 용왕캠핑장은 대가족이나 여러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단체 글램핑장으로, 냉난방 시설은 물론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실도 마련했다. 토끼캠핑장에는 토끼와 거북, 물고기 형상을 한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아담하고 깔끔해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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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해양낚시공원의 갯바위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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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국민여가캠핑장의 해안산책로. /사진=한국관광공사 |
◆사천여행의 메카 ‘사천바다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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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바다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각산정류장에서 2층으로 나가면 각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잠깐 오르면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창선도와 남해도를 잇는 다리의 향연이 펼쳐지고, 남해 금산과 망운산이 바다 위로 볼록하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토끼와자라빵’도 맛보자. 자라가 토끼를 업은 모습으로, 찰보리와 톳을 넣어 바다 향이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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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진굴항의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대방진굴항에서 약 5㎞ 거리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코끼리가 바닷물을 들이켜는 듯 보이는 코끼리바위가 유명하다. 해변 왼쪽은 해안도로를 따라 코끼리바위까지 산책할 수 있고, 오른쪽은 코끼리바위 전경을 담기 좋다. 임진왜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천선진리왜성과 조명군총이다. 사천선진리왜성(경남문화재자료 274호)은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벽과 성문을 복원했고,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 터가 남았다. 선진리왜성 내에는 1592년 5월29일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왜군의 함선 12척을 유인해 모두 격침한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있다.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처음 등장하는 해전으로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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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왜성의 성벽을 보여주는 선진리성. /사진=한국관광공사 |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야외전시장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C-54 스카이마스터,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중폭격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C-124 등 2차 세계대전부터 항공기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기 20여대가 전시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강철비> 촬영에 쓰인 C-123K, 수리온도 있다. 전시관은 자유수호관과 항공우주관으로 나뉜다.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조종석에 앉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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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비토섬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사천시) |
☞당일 여행 코스
항공우주박물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사천바다케이블카→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산책, 비토해양낚시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다솔사→거북선마을→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비토해양낚시공원)
둘째날: 항공우주박물관→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남일대해수욕장(코끼리바위)→대방진굴항→사천바다케이블카→실안해안도로 일몰 <사진·자료=한국관광공사(2019년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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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기자
안녕하세요, 박정웅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