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나에게 맞는 쏘나타는?”… 센슈어스 vs 2.0ℓ 가솔린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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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센슈어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쏘나타와 쏘나타가 맞붙었다. 한쪽은 1.6ℓ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제품명 센슈어스)이고 다른 한쪽은 2.0ℓ 가솔린엔진을 넣은 모델이다. 엔진만 놓고 보면 두 차는 절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지만 소비자들은 큰 고민에 빠졌다. 두 차의 공식 스펙이 닮아도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격차이도 크지 않다. 쏘나타 터보는 지금까지 고성능 영역의 한축을 담당하며 마니아층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센슈어스는 마니아보다 대중을 겨냥해 힘을 다소 줄였다. 실제 센슈어스의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m로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m인 2.0ℓ 가솔린과 큰 차이가 없다. 사실상 같은 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스펙상으로 별반 차이 없는 센슈어스와 2.0ℓ 가솔린. 실제 주행에서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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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센슈어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디자인에서 드러나는 성격
지난달 29일 오전 6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 주차장. 붉은색의 센슈어스와 겨자색의 2.0ℓ 가솔린이 시동을 켠 상태로 기자를 맞이했다. 터보와 2.0ℓ 가솔린의 다른 지향점은 외관에서부터 느껴졌다. 센슈어스는 스포티했고 가솔린은 유려했다.
지난 9월 말 출시된 센슈어스는 전면부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2.0ℓ 가솔린에 적용했던 가로형태의 그릴을 걷어내고 검은색 파라매트릭 쥬얼 패턴을 적용했다. 이 패턴을 통해 센슈어스는 2.0ℓ 가솔린보다 매혹적이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완벽하게 살렸다. 범퍼 하단부에 적용한 공기흡입구와 에어커튼, 검은색 사이드 미러, 싱글 팁 머플러와 디퓨저는 센슈어스만 가지고 있는 포인트다. 이 부품들은 주로 고성능차에만 적용한다.
센슈어스의 측면은 강인하고 대담하게 느껴졌다. 와이드하게 뻗은 하단 에어인테이크홀과 공력을 고려한 에어커튼은 이 같은 이미지를 연출시켰다. 센슈어스에 비해 2.0ℓ 가솔린의 측면은 유려한 느낌이다. 스포티함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ℓ 가솔린의 디자인은 센슈어스보다 얌전하지만 다른 중형세단과 놓고 보면 결코 얌전하다고 할 수 없다.
쏘나타에 적용한 디자인은 현대차가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르 필 루즈’의 디자인이다. 르 필 루즈는 빠르고 날렵한 인상에 감성적인 디자인을 조화시킨 현대차의 철학이 담겨있는 콘셉트카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이 철학을 최초로 적용했고 반응은 성공적이다.
쏘나타 2.0ℓ 가솔린 전면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가속에서 답답했던 2.0ℓ 가솔린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출발해 인제스피디움까지 왕복 400㎞. 가는길에는 2.0ℓ 가솔린을 오는길에는 센슈어스를 탔다. 2.0ℓ 가솔린을 먼저 탄 것은 최신작인 센슈어스의 특징을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2.0ℓ 가솔린의 엔진은 1999cc 직렬 4기통이다. 발진 감각은 매끄럽다. 낮은 출력과 낮은 토크를 보유했지만 1.4톤의 무게를 고려했을 때 꽤 놀라운 느낌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속도계 바늘이 느릿느릿하게 올라가는 것을 보자 엔진성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력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적당하고 차분히 주행한다면 크게 아쉬움을 느낄 수 없겠다.
공차중량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연비를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 덕분인지 일상주행에서 쏘나타는 너무 점잖고 차분하게 속도를 올려나갔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회전수를 한껏 끌어올리면 카랑카랑한 엔진음을 토해내며 제법 세차게 달려가지만 큰 감흥이 없는 것은 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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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2.0ℓ 가솔린.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정숙성은 괜찮은 편이었다. 엔진의 성능을 한껏 끌어내고자 3000rpm 이상 회전수를 높이지 않는다면 일상적인 주행에서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아쉬움은 부각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중형 세단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쏘나타의 선택은 대다수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했다. 고속도로 연비 측정에서 인상적인 효율을 기록했지만 효율과 성능의 균형을 조금 더 맞췄다면 어땠을까는 아쉬움이 남았다.
◆힘 차이가 느껴졌던 센슈어스 주행
센슈어스의 엔진은 1591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이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면 엔진이 경쾌하게 바퀴를 굴린다. 2.0ℓ 가솔린보다 확실히 빠른 반응과 가벼운 거동이 인상적이었다. 엔진의 회전질감도 가볍지 않았다. 제원을 보지 않으면 180마력의 1.6ℓ 엔진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다.
놀라운 것은 배기량을 의심할 정도의 중속역 이상에서의 가속감이다. 최대토크는 27.0㎏·m로 높은 편이 아니지만 밀어주는 힘이 상당하다. 스포츠 모드는 더 짜릿했다. 서스펜션의 변경 없이 RPM 바늘의 위치를 위로 올리는 수준이지만, 반응성은 노멀 모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렉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의 조향감도 정확했다. 코너링 탈출부터 고속주행의 직진성까지 모두 개선된 느낌이다. 수동 조작의 굼뜬 반응을 제외하면 8단 자동변속기도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아쉬운 대목은 노면소음과 진동이었다. 이중접합유리로 외부 소음은 억제가 잘 됐지만 타이어에서 하부로 올라오는 소음이 제법 들렸다. 또 단단한 하체가 상하로 움직이는 폭이 생각보다 넓어 개인 성향에 따른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됐다.
◆자율주행 성능은 동일
자율주행면에서 두 차는 동일하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및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를 비롯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STOP & GO를 포함한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탑재했다.
스마트크루즈 컨트롤과 더불어 효과적인 고속도로 주행보조는 내비게이션 정보에 따라 곡선 주로에서 스스로 감속하는 기능을 포함하며 차로 유지 보조는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스티어링휠의 버튼을 통해 일반도로에서도 단독 사용이 가능하다. 차간 거리 유지는 물론 차로 유지 기능은 여느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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