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아세안 ‘평화·동반번영’ 기적 울린다
박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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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 태국 고속철도사업 수주 경쟁
한·메콩정상회의·신남방정책, 한국철도 진출 순풍
한국철도가 무대를 아세안으로 확장한다.
전 부이사장이 현장을 찾은 이유는 또 있다. 이번 입찰 경쟁이 한국철도가 메콩지역에 진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어서다. ‘상징성’ 외에 주목할 게 있다. 바로 ‘확장성’이다. 이번 입찰 결과는 앞으로 현지 역세권 개발과 북부 동서횡단철도 등 태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굵직한 철도 인프라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철도는 ICT(정보통신기술) 강국답게 전기, 신호, 통신 등 철도기술 시스템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5년 중국 고속철도사업 이후 전세계 60여개의 사업을 수주했다.
메콩강, 인도차이나반도의 철도 인프라는 기지개를 펴고 있다. 평화와 동반번영의 관점에서 메콩 국가들을 서로 잇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태국이 구체적으로 구상해온 태국-라오스-베트남 연결철도가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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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만경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오른쪽)은 최근 태국 방콕을 찾아 현지 엔지니어링기업인 팀그룹의 차왈릿 찬타라라트 사장과 민자고속철도 건설사업의 수주 전략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상균)이 지난 25일과 26일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린 가운데 태국의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PM/감리사업’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 참여로 ‘신남방정책 2.0’이 집중하는 메콩지역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포석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방콕-아타파오간 3개의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총연장 약 220㎞의 민자고속철도 건설사업이다. 한국의 유신코퍼레이션, 현지기업인 팀(TEAM)그룹 등과 함께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관리와 건설관리를 수행하는 약 1560억원 규모의 사업에 투찰했다.
◆태국 고속철도 수주, 메콩 철도한류 ‘초석’
전만경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은 최근 태국 방콕을 찾아 현지 상황을 살피는 등 본격 입찰에 대비했다. 컨소시엄 주관사로 태국을 대표하는 엔지니어링기업인 팀그룹의 차왈릿 찬타라라트 사장과 수주 전략 방안도 논의했다.
주 태국 대사와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관계자 등 주요 대외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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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만경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시장(오른쪽)이 관계자들과 태국 방수에역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
뿐만 아니라 메콩강을 아우르는 태국-라오스-베트남 연결철도 등 초국경적 인프라 수주 경쟁도 염두에 뒀다. 전 부이사장이 찬타라라트 팀그룹 사장과 머리를 맞댄 이유다. 현지 상황에 밝은 팀그룹과 이번 수주뿐 아니라 추가사업에 대한 공동 협력, 제3국 공동 진출 전략 등의 호흡을 맞춰본 것이다.
전만경 부이사장은 “태국은 현재 수도인 방콕을 중심으로 고속철도와 도시철도를 비롯해 기존선 개량 등 대규모 철도 인프라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공단은 태국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계기로 태국 철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앞으로 공단과 국내 기업이 태국 철도시장은 물론 메콩지역 전반에 공동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남방정책 궤도, 인도네시아서 메콩 진출 청신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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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노선도. 붉은색 실선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투찰한 사업. /자료제공=한국철도시설공단 |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 적극적인 철도 정책에 힘입어 민간기업과 동반 진출 기회를 넓히고 있다. 최근 아세안에 진출한 사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LRT) 프로젝트다. 총 연장 5.6㎞의 1단계 사업(6개 역사, 차량기지 공사)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17년 1월부터 삼진일렉스, 대아티아이, LG-CNS 등 국내 철도시스템 업체와 함께 경전철 시스템의 사업관리와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인도네시아 철도운영사(PT-LRT)의 영업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지원, 발주처인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JakPro)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가 한국철도의 우수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자카르타 경전철 2단계 사업(7.5㎞) 수주에 뛰어들었다. 앞서 1단계 운용에서 우수성을 확인한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힘을 실어줬다. 신남방정책 추진 차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경전철뿐 아니라 일반철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마카사르-빠레빠레 철도 건설사업으로 총연장 127.3㎞ 중 15.5㎞ 구간에 대한 민자사업(PPP)을 제안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코레일, 계룡건설, 현지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사업은 지난 9월 한·인니 정상회담 경협 의제로 선정됐고 수주 시 민관합동으로 신남방정책을 달성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메콩 한국철도, 평화·동반번영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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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고속철도 추진 계획. 원 안은 ‘태국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자료제공=한국철도시설공단 |
베트남과 라오스의 선로는 일제가 자원수탈과 대륙침탈 목적으로 건설한 협궤가 대부분이어서 초국경적 철도 인프라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공동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문과 ‘한강·메콩강 선언’에서 “메콩 지역의 발전은 개발격차를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사업과 같은 도로, 교량, 철도, 항만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역내 연계성 강화에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철도를 비롯한 인프라는 2011년 첫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서 채택한 ‘한강선언’에도 언급됐다.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녹색성장, 수자원, 농업, 인적자원개발 등 양측의 우선 협력분야는 6개로 정리됐다.
철도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가 오랫동안 형성된 것이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의지와 메콩 국가들의 지지에 힙입어 한국철도가 메콩지역의 평화와 동반번영의 열차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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