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회장/사진=홈페이지 캡처
김영기 회장/사진=홈페이지 캡처
한때 ‘초밥 뷔페’ 신화를 만들었던 김영기 쿠우쿠우 회장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회장 일가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 여기에 30여개 납품업체에 각종 협찬을 요구하는 등 갑질을 벌인 혐의도 추가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김 회장과 대표직을 맡고 있는 그의 아내 강모씨 등을 업무상횡령, 배임수재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김 회장 등은 최근 4~5년 동안 협력업체들에 계약을 유지하는 대가로 사내 행사 등을 진행할 때 협찬을 요구하며 37억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부동산 구입 자금, 명품 시계 구매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의 갑질 정황도 포착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쿠우쿠우에 식자재를 납품한 A업체는 가맹점도 아닌데 매출의 3%를 납품업체 운영지원비 명목으로 본사에 상납했다. 


창립기념일 같은 본사 행사에 찬조금까지 내야했다는 게 A업체 측 설명. 납품업체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갑질 피해를 호소했다. 상권을 만들어 놓으면 압력을 행사해 가맹점 문을 닫게 하고, 근처에 회장 자녀가 운영하는 매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쿠우쿠우를 지금의 프랜차이즈 강자로 키운 장본인이다. 30년 이상 베이커리 업계에 종사했던 그는 2011년 3월 경기도 안산에 스시·롤·샐러드 뷔페 쿠우쿠우 1호점을 열었고 8년 만에 120호점을 달성하며 업계 성공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잘 나가던 김 회장은 이번 논란으로 발목이 잡혔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쿠우쿠우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앞길은 더 위태로워졌다. 김 회장이 갑질 칼날을 잘 피해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일~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