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5G, 알뜰폰 구할 백마탄 왕자님일까
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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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
알뜰폰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거세다. 2019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알뜰폰에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5세대 이동통신(5G)시장의 문이 열렸다. 그간 5G와 알뜰폰은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일 수 없는 것이라 여겨졌다. 5G의 요금제는 대부분 8만원이 넘는 고가요금제로 구성된 반면 알뜰폰은 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대의 요금제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과연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는 알뜰폰과 5G가 만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4월부터 고꾸라진 알뜰폰
알뜰폰은 2011년 시장에 등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가입자수를 늘리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4월 5G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가입자는 급격하게 줄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2019년 4월 810만2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감소했다. 지난 9월에는 795만6000명으로 800만 가입자를 달성한 지 1년만에 원위치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가입자 감소세는 계속돼 2019년 10월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794만3000명까지 줄었다.
알뜰폰 업계는 상용화 전부터 5G에 비상한 관심을 가졌다. 5G 서비스에 알뜰폰의 가장 큰 무기인 파격적인 가격을 더한다면 시장이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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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추이. /자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단위:명) |
하지만 이통3사는 5G 상용화가 시작된 지 100일이 넘도록 알뜰폰 업계와 이야기를 주고 받기는 커녕 도매제공 의무조차 없다며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이통3사 관계자는 “5G는 신상품이기 때문에 도매대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도매제공을 해도 구입하려는 업체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중고 단말기의 수급도 어려워 알뜰폰 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가 5G시장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던 시기 알뜰폰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영세한 알뜰폰 업체가 줄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변수가 발생했고 알뜰폰업계는 반등의 기회를 잡게됐다.
◆죽어가는 알뜰폰 5G 업고 기운 차리나
지난 10월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선보였다. 리브엠은 LG유플러스의 망을 통해 알뜰폰업계 최초로 5G 요금제도 함께 출시한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리브엠이 내놓은 5G 요금제는 ▲5G 스페셜 요금제(월 6만6000원, 180GB) ▲5G 라이트 요금제(월 4만4000원, 9GB)로 구분된다. 은행,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월 3만7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 모든 혜택을 받는 사람은 각각 월 2만9000원, 7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저가 5G 요금제(월 5만원)와 비교했을 때보다 훨신 저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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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엠은 알뜰폰 최초로 5G 요금제를 도입했다. /사진=뉴시스 |
LG유플러스와 CJ헬로가 5G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과 KT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이미 KT는 지난 16일 알뜰폰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을 통해 월 4만원대 5G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아직 사태를 관망 중이다. SK텔레콤은 업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마저 요금 경쟁에 뛰어들 경우 시장 전체의 5G 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알뜰폰 사업자에 망을 도매제공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통신사가 망구축과 가입자 유치과정에서 출혈이 컸던 만큼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줘야한다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손익분기점은 전체 통신가입자의 10%인데 현재는 7%에 불과하다”며 “망도매제공 시기를 내년 중으로 미루는 것이 안정적인 5G 성장을 위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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