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는 일부 서포터들(왼쪽)이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카라바오컵 4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맨유팬들을 향해 조롱성 행위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는 일부 서포터들(왼쪽)이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카라바오컵 4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맨유팬들을 향해 조롱성 행위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팬들이 30일(이하 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를 향해 심각한 모욕적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팀 감독들은 곧바로 해당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맨시티는 이날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2차전 맨유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던 맨시티는 이날 경기 패배에도 불구하고 최종 스코어 3-2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맨시티의 일부 서포터들은 이날 경기 도중 상대팀을 존중하지 않는 모욕적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이들은 맨유 팬들이 앉은 원정석과 경기장 쪽을 향해 비행기 모양의 제스처를 수 차례 취했다. 이런 맨시티 팬들의 행위는 영상으로 촬영돼 SNS 등을 통해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졌다.

이는 지난 1958년 일어난 '뮌헨 참사'를 조롱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츠르베나 즈베즈다(현 세르비아)와의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마친 맨유 선수단은 잉글랜드로 복귀하던 도중 경유지인 뮌헨에서 기체가 전복돼 선수, 코칭스태프, 기자 등 23명이 사망했다. 맨유는 구단 역사에서 가장 끔찍한 일 중 하나였던 '뮌헨 참사'를 기리며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 한편에 당시 사고 시간에 멈춰 있는 시계를 걸어놓고 있다.


이를 라이벌인 맨시티 팬들이 조롱하자 일부 맨유 팬들은 참지 못하고 경기가 끝난 뒤 좌석 일부를 뜯어 홈팀 응원석 쪽으로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오른쪽)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30일(한국시간) 열린 카라바오컵 4강 2차전 경기가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오른쪽)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30일(한국시간) 열린 카라바오컵 4강 2차전 경기가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같은 사건에 양 팀 감독들은 덩달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라면서도 "결코 좋지 못한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도 "축구는 모두가 즐겨야 하는 스포츠다. 우리는 (맨시티와의) 라이벌 의식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높은 수준(의 팬문화)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우리 모두 나서 근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일과 관련해 맨시티 구단 측은 경기장 CCTV 등을 확인한 뒤 용의자를 찾아내 적절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