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인터뷰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공덕에서 시작된 꿈, 변화하는 부동산 트렌드 속에서 희망 찾아

“모든 사람이 세계를 변화시킬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레오 톨스토이의 유명한 격언이다.     

아파트 브랜드와 평수로 서열이 매겨지는 주택계급 사회. 한국의 주택문화가 계급을 매겨지는 것이 아닌 좀 더 선진적으로 바뀌고 부동산 트렌드에 맞게 시장과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도시와 경제 송승현 대표다. 

송 대표는 한국의 주택 문화, 부동산시장이 자본주의 이기심에 얼룩졌다고 토로한다. 그는 현재 사회적으로 주택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나 욕망은 있으나 자본주의 이기심이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한다. 기존 부동산시장에는 없었던 마·용·성, 강남3구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집값으로만 벨류가 나눠져 서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택문화와 부동산 트렌드 변화를 위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주택계급 매기는 ‘임대주택’ 인식부터 변화해야

서울 공덕동에서 ‘도시와경제’를 이끌고 있는 송승현 대표는 평생을 부동산과 함께했다. 그의 어머니는 부동산 임대업자였다. 송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동산경제를 대학 전공으로 선택해 전문지식을 쌓았다. 이후 부동산 시행 개발을 하는 친구와 함께 부동산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친구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꿈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해보고자 공덕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는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는 사회초년생부터 노후 준비를 하는 40~50대 등 각계각층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의 부동산 컨설팅에 관심이 많다. 젊은 세대들이 부동산시장의 생리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젊은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고질적인 국내 주택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송 대표는 우선 우리나라의 주택 문화 중 개선돼야 하는 부분으로 ‘임대주택’을 꼽았다. 그는 소위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해당 동네의 집값 하락을 부추긴다는 인식, 임대주택과 아파트 브랜드 등으로 주택의 빈부계층을 나눠 서열화시킨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주택문화와 부동산 트렌드도 선진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역시 임대주택의 인식 변화를 위해 부동산 컨설팅 등을 통한 주택 문화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다수의 언론 인터뷰, 정책 세미나 등에 참여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러면서 ‘싱가폴’의 주택 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싱가폴이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이 건물의 창작성 등에 중점을 둔 주택 문화로 도시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것. 싱가폴은 토지 비중이 절대적으로 작은데도 교통 체증이 없고 작은 도시 안에서도 임대주택 보급이 원활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산이 많은 부자들부터 없는 사람까지, 다양한 주택 수요계층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 부럽다고 그는 덧붙였다.

◆ 부동산 트렌드 젊어진다, 시장·정책도 바뀌어야

송 대표는 최근 부동산 트렌드는 여전히 변화하고 있고, 변화해야 한다고 전한다. 부동산이 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던 20~30대들도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에 맞춰서 부동산시장과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지만 특정 계층에만 집중된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역시 지금까지 19번이나 나왔지만 실효성엔 물음표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투기 수요를 잡고 집값 안정화에 나선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정작 주택이 진짜 필요한 사람들도 주택을 못 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책도 저소득층에만 집중돼 있다. 특히 무주택자이면서 소득이 한정적인 사회초년생들은 주택을 매입할 염두조차 못낸다. 정부의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주택 지원 정책과 청년임대주택도 수요가 한정적이다. 

그는 “주택 문화 인식 개선과 부동산 트렌드에 맞는 시장과 정책의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나부터’ 제대로 알고 변화해야한다”며 “정부가 주택 시장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 등 다양한 계층에 집중해 우리나라 주택 문화가 선진적으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