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vs 금융] 대어급 공모리츠 상장 준비… 해외 ETF 사볼까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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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S Report] 부동산 vs 금융 ③ 커피 한잔 값으로 건물주 되기
공모 리츠 전성시대다.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몸집을 불리며 금융투자업계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공모 리츠시장을 잡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팔을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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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 및 매각차익 등의 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투자회사다. 최근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낮은 금리로 인해 리츠 투자가 대안으로 각광받는다.
주유소·물류센터로 영역 넓히는 공모 리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어급 공모 리츠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공모 리츠는 오피스뿐 아니라 임대주택, 해외부동산, 물류센터, 주유소 등으로 다각화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첫 리츠인 ‘맵스리츠 1호’의 국내 첫 해외부동산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잇달아 국토교통부 인가를 획득하면서 상장 기대감이 커졌다. 이어 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 최초의 공모 리츠가 될 전망이다.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는 자회사인 켄달스퀘어자산운용과 함께 보유하거나 투자한 물류센터 중 일부를 리츠로 내놓는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SK주유소를,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호텔과 쇼핑몰을 기초로 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임대아파트를 중점으로 공모 리츠 상장에 나선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이리츠코크렙, 에이리츠, 신한알파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롯데리츠, NH프라임리츠 등 7곳이다. 국내 공모 리츠시장은 선진국보다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다. 2001년 리츠 제도 도입 후 기관 투자자나 자산가 중심의 사모 비상장리츠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공모 리츠시장이 흥행을 거두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롯데리츠는 공모 사상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경쟁률은 63.3대 1로, 청약증거금만 4조7600억원에 달한다. 신한알파리츠도 공모 당시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공·사모 리츠의 총자산 규모는 48조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34조2억원) 대비 27.2% 증가했으며 2013년 말 11조8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5년여 만에 4배가량 커졌다.
무엇보다도 공모 리츠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에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공모 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공모 리츠의 결산 배당수익률은 8.5%다.
정부도 공모 리츠 활성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앞으로 공모 리츠에 대해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투자 시 배당소득을 일반 금융소득 세율보다 낮은 9%로 분리과세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모 리츠의 현물출자 과세특례 적용 기간도 2022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안정적인 배당소득과 함께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우량 부동산 매물이 리츠시장으로 다수 편입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도 많은 우량 리츠가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리츠 활성화 지원과 실물 부동산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감안할 때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지속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람코 에너지플러스 등 여러 리츠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리츠 공모 규모는 총 2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커피 한잔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리츠 투자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공모 리츠시장의 판이 커지는 만큼 리츠 투자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무엇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부동산 리츠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리츠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대출을 받지 않고 소액으로 부동산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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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S |
리츠 옥석 가려야… 배당수익률은 꼼꼼히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리츠의 자산운용 규모는 51조5075억원, 운용 리츠 수는 248개로 집계됐다. 전체 리츠 중 위탁관리리츠의 자산운용규모는 47조352억원(215개), 기업구조조정리츠는 4조4억원(29개), 자기관리리츠는 4719억원(4개)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235개 리츠의 평균 연환산 수익률은 4.3%에 달한다. 가장 최근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목표 배당수익률은 공모가 기준 5~6%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는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나눠준다.
이 가운데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ETF 순자산이 5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ETF 순자산 총액은 51조7000억원으로 전년(41조원)대비 26.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인컴형 ETF’ 상장이 활발했다. 인컴형 ETF는 채권이자, 배당금, 부동산 임대수익 등 정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지난해 상장한 주요 인컴형 ETF로는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KODEX TRF 시리즈’, ‘KINDEX 싱가포르리츠’, ‘KINDEX 모닝스타싱가포르리츠채권혼합’ 등이 있다. ETN은 ‘미래에셋 미국 리츠(H)’와 ‘미래에셋 글로벌 리츠(H)’가 대표적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해외 리츠 ETF는 ‘한국투자KINDEX싱가포르리츠부동산ETF(재간접형)’(14.91%, 10일 기준)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삼성 누버거버먼 미국 리츠 펀드’를 운용한다. 누버거버먼이 투자하는 대표 리츠로는 인프라 리츠인 ‘아메리칸 타워’,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 등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도 ‘메리츠글로벌리츠부동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과 평균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에 집중 투자한다.
전문가들은 배당수익률 관점에서 주가 하락은 매수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올해 리츠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리츠는 물론 상장을 앞둔 신규 리츠의 배당수익률을 면밀히 분석해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 등 리테일 점포와 오피스빌딩 등을 투자자산으로 삼는 리츠 임대 수익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미 올 연초 이후(지난 10일 종가기준) 마트, 백화점 등의 기초자산을 가진 롯데리츠(-12.82%)와 이리츠코크렙(-13.68%)의 주가는 하락했다. 이 밖에 국내 상장된 NH프라임리츠(-9.20%), 에이리츠(-9.91%), 신한알파리츠(-2.23%) 등도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박세라 연구원은 “올해 연초 시장 반등 기대감이 지배적인 가운데 코스피 시장이 성장을 거듭했고 상대적으로 배당 매력이 낮아지면서 국내 리츠 주가는 부진했다”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현재 분위기는 전혀 달라졌으며 오는 4월 한국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리츠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 시장은 아직까지 기초자산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배당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배당수익률 6% 구간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국내 상장 리츠는 투자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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