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과의 M&A를 앞두고 계약상 의무조건인 이사선임에 나서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과의 M&A를 앞두고 계약상 의무조건인 이사선임에 나서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이스타항공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 및 신규 이사선임 등을 추진한다. 계약상 딜 클로징(거례종료) 이전까지 주총을 열고 인수자 측이 추천한 이사 등을 선임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수자인 제주항공 측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신규 이사선임 등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10시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시 주총에서는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린다. 신규 이사 및 감사를 각각 3명, 1명씩 선임하는 안도 상정된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관련 거래종료 시점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거래종료 시점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갈린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을 거래종료 시점으로 보고 임시 주총을 연다. 일각에서는 인수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제주항공을 압박하기 위한 이스타항공의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총 소집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제조건 미충족 등을 이유로 거래종료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이 지연되는 이유를 크게 두가지로 본다. 첫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업황악화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제주항공은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둘째는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임금체불 문제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을 이유로 5개월째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최근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체불임금 약 240억원 중 110억원을 매각대금에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동안 별다른 입장이 없던 이스타홀딩스의 계획이 공개된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수작업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거래를 종결해야 생존할 수 있다. 1600여명의 일자리가 달렸다. 자체적으로 경영난을 타개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심사를 승인하면서 이스타항공을 '회생불가' 회사로 판단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의 1분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042억원이다. 고정비 부담으로 지난 3월 말부터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문제로 제주 측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이스타홀딩스가 매각대금 중 110억원을 임금체불 해결에 쓰겠다고 한 상황이지만 체불임금 규모는 그보다 많다. 제주항공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